(사진=방송캡처)
‘비밀의 집’ 정헌이 섬세한 심리 묘사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검사로 승승장구한 이후 원하던 국가화합당 입당까지 꽃길만 깔릴 줄 알았던 삶에 장애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욱 커진 장애물 앞에 그는 결심했고 본격적인 악인이 되었다. MBC 일일드라마 ‘비밀의 집’ 남태형(정헌 분)의 이야기다. 남태형 역의 정헌 또한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설득력있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이고 있다.
점점 또렷해지는 기억 속 태형은 경선(윤복인 분)을 자신이 차로 치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고 엄마 숙진(이승연 분)에게 확인했다. 숙진은 망설임 끝에 그녀가 죽었다고 밝히면서 지옥엔 자신이 갈 테니 모른 척하라고 했다. 태형은 싸늘한 얼굴로 엄마가 벌인 일이니 엄마가 책임지라며 피해자는 죽고 완벽하다고 말했다.
다시 숙진과 마주한 태형은 앞으로 자신과 뭐든 상의하라며 교통사고 났을 때 모든 걸 인정하고 깔끔히 처리 안 했다고 원망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를 밖에서 민영(윤아정 분)이 듣고 있었고 민영은 태형을 보자 분노를 터뜨렸다. 이를 부인하는 태형에게 민영은 녹음 파일을 들려줬고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태형은 민영에게 엄마 있는 곳으로 가자며 차로 유인했다.
차에서 핸드폰을 쓰는 민영을 본 태형은 억지로 핸드폰을 빼앗고 인적이 드문 폐건물로 민영을 데리고 갔다. 민영에게 하자는 대로 다 하겠다며 솔이도 살리고 가족으로도 살자고 해봤지만 민영은 엄마가 죽었냐고만 되물었고 결국 죽었다는 태형의 말에 민영은 죽으라며 태형을 떠밀다 자신이 떨어지고 말았다.
가까스로 민영을 붙잡은 태형은 살고 싶으면 일을 덮으라고 말했고, 민영은 고민하다 살려달라며 살려주면 조용히 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태형은 순간 널 못 믿겠다고 말하며 민영을 더 붙잡지 않았고, 결국 민영을 죽게 만들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극 초반 이기적이고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었던 태형은 오로지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외면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 결국 사람까지 죽이며 본격적인 악행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과정 속 정헌은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 엄마와 민영에 대한 원망,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공포심 등 순간순간 달라지는 태형의 심리를 눈빛과 표정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생생하게 그려내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민영의 손을 잡은 채 시시각각 달라지는 태형의 복잡한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정헌의 연기력은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키며 몰입을 한층 배가시켰다.
한편 ‘비밀의 집’은 매주 평일 오후 7시 5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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