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송 캡처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와 남주혁 사이의 작은 금이 큰 균열로 이어졌다. 둘은 이별 위기를 맞았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백이진(남주혁 분)과 나희도(김태리 분) 사이가 멀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백이진은 고유림(보나 분)의 러시아 귀화 단독 보도 전 고유림에게 자신이 보도할 거라는 사실을 알렸다. 백이진은 "뉴스에 나가면 너한테 상처가 될 거다. 알면서도 했다"며 "미안하다고 하면 너무 비겁하다"면서도 죄책감을 드러냈다. 고유림은 "어차피 알려질 일, 백이진 기자가 제일 먼저 알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나희도는 연락이 안 되던 백이진을 '고유림 매국노'라고 적힌 터널 안에서 마주쳤다. 자책하는 백이진에게 나희도는 "여자친구로서 충고 하나 해야겠다. 나는 네 거 다 나눠 가질 거다. 슬픔, 행복, 기쁨, 좌절 다. 그러니까 힘들다고 숨지 말고 반드시 내 몫을 남겨놔라. 네가 기대지 않으면 외롭다"고 위로했다. 또한 "힘들 땐 같이 힘들자. 혼자서 외로운 것보다 백 배 낫다"고 말했다.

백이진은 신재경(서재희 분)을 찾아가 보도국으로 옮기고 싶다고 부탁했다. 또한 "나희도 선수에 대한 객관성은 완벽히 잃었다. 한 달 정도 됐다.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고 교제 사실을 밝혔다.보도국 사회부 기자가 된 백이진은 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나희도와 약속을 제시간에 지키기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시간을 쪼개 만나고 서로를 챙겼다. 나희도는 백이진이 새해 타종행사를 보도하는 현장에 찾아갔다. 뉴스 보도가 끝난 후 백이진은 타종 소리가 들리되 사람이 붐비지 않은, 자신만이 아는 명소로 나희도를 데려갔다. 두 사람은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불꽃놀이를 지켜보며 스물다섯과 스물하나가 된 걸 축하했다. 두 사람은 다음해, 그 다음해, 또 그 다음해에도 함께 새해를 맞자고 약속하며 "영원하자"고 다짐했다.

얼마 후 나희도는 우연히 사고 현장에서 보도 중인 백이진을 발견했다. 백이진은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을 취재하는 일이 반복되자 힘들어했다. 나희도는 선배와 술을 마시며 괴로움을 토로하는 백이진을 만났다. 선배 기자가 먼저 자리를 비켜주자 나희도와 백이진은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백이진은 술에 취한 나희도를 업고 집으로 데려왔다. 졸고 있는 나희도를 바라보며 백이진은 "삶은 소중한 거다. 살아있는 우리는 후회 없이 사랑하자"고 나즈막히 속삭였다. 나희도는 "옛날에 네가 한 말 기억나냐. 내가 널 항상 좋은 곳으로 이끈다고. 너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마라"고 위로했다. 백이진은 나희도를 끌어안으며 "사랑해, 모든 방식으로"라고 말했다.

나희도는 2001 마드리드 대회에서 이젠 러시아 국가대표가 된 고유림과 결승전에서 만났다. 대중과 언론은 두 사람을 구태여 경쟁 구도로 만들었다. 지난 4년간 두 사람은 주위의 시선과 질타를 견디며 훈련에 임해야 했다. 결승전은 박빙이었고, 접전 끝에 나희도가 승리했다. 투구를 벗자 나희도와 고유림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포옹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나희도는 "아무 말 안 해도 된다. 내가 겪은 거 너도 겪었겠지"라며 울었다. 고유림 역시 눈물을 흘리며 "너와 싸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금메달을 딴 후 귀국한 나희도는 취재로 바쁜 백이진을 한참 동안 만나지 못했다. 신재경과 함께 하기로 한 식사자리에도 백이진은 약속을 지키기 못했다. 신재경은 "한 사람은 계속 미안하고, 한 사람은 계속 체념하는 관계가 너는 정말 괜찮냐고"고 물었다. 나희도는 애써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이진은 600일을 기념해 가기로 한 여행 약속도 지키기 못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뉴욕 특파원으로 급히 파견된 것이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취재하던 백이진은 생지옥과 같은 테러 현장, 셀 수 없이 많은 피해자와 유가족, 동료와 친구를 잃은 생존자들의 괴로움을 함께 느끼며 점점 피폐해져갔다. 나중에는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하기 시작했다. 나희도는 백이진과 오랜만에 겨우 연락이 닿았다. 잔뜩 지친 목소리로 백이진은 "여기는 생지옥이고 나는 매일 악몽을 꾸고 20년 일한 선배는 기자 따위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세상에 희망은 없다더라"며 비관했다. 나희도는 "네가 느끼고 있는 모든 게 성장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백이진은 "이딴 감정을 성장이라고 부르고 싶지가 않다"며 괴로워했다. 나희도는 '더 이상 나의 응원이 닿지 않는다'고 실감했다.

백이진은 앞서 나희도에게 새해가 되기 전에는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또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 나희도는 신재경을 통해 백이진이 뉴욕 특파원에 자원했다는 소식을 들어야했다. 이에 나희도는 '백이진은 나한테 또 미안하겠구나. 나는 이제 네가 그만 미안했으면 좋겠다. 난 여전히 너를 응원한다. 그런데 그럴수록 멀어진다'고 되뇌었다.

나희도는 이제 백이진 없이 홀로 새해를 맞아야했다. 새해맞이 타종행사가 열리는 작년과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백이진은 곁에 없었다.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는 팬들에게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영원하자던 약속이 무색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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