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부' 백종원이 TV에서 사라졌다. 지상파 3사부터 케이블 채널까지, '음식' 관련 방송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과시하던 그의 활약이 예전 같지 않다. 이런 가운데 방송가를 장악한 사람들이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오은영, 전 프로파일러 권일용 등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 들이다.
남녀노소를 불문, 오은영 박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동심리'부터 시작해 이제는 범죄자들의 심리까지, 확장된 분야에서 '공감'을 이끌며 많은 대중을 품에 안고 있다. 연예인들도 그의 말 한마디에 감동하고, 공감하며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오은영은 2006년부터 10년 동안 방송된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엄마, 아빠마저 포기하려던 아이를 변화시키면서, 오은영이 제시한 훈육법이 '부모들의 육아 지침서'가 됐다.
이후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 상담소'까지, 오은영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며 위로를 넘어 힐링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제는 전 국민 '어른이'들의 고민까지 해결해 주는 '랜선 엄마'로 통한다.
이에 힘입어 오 박사는 '금쪽 상담소'부터 TV조선 '미친. 사랑·X', SBS '써클 하우스'까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은영의 인지도와 상승한 이미지만큼, 방송가의 러브콜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오은영만큼이나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전문가'가 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알려진 권일용이다. 앞서 권일용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MBC 'PD 수첩' 등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추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MBC '라디오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희대의 살인사건부터 미제 사건까지 '프로 파일러'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관심을 높였다.
권일용 역시 최근 1년 사이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부터 디스커버리 채널 '지구에 무슨 129', tvN '알쓸범잡2',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까지 '범죄 심리'와 관련한 여러 예능에 출연하며 방송가를 종횡무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정환, 송은이, 이이경 등과 함께 새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 합류 소식을 전해 기대를 더했다. '용감한 형사들'은 범죄 수사드라마와 예능을 결합한 포맷으로, 다음 달 1일 오후 8시 50분 E채널에서 첫 방송 될 예정이다.
오은영, 권일용을 비롯해 '전 프로파일러' 표창원, '경제 전문가' 김동환, '동물 훈련사' 강형욱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방송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예능'이 단순히 '웃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에 의해 유익함과 공감을 선사하며 각광 받는 것이다. 여기에 백종원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써가며 편안하게 방송을 진행했던 것처럼 오은영, 권일용 등도 남다른 입담과 소통 능력을 자랑하며 여느 예능인 못지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2014년 올리브 채널 '한식대첩2'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며 얼굴을 알린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누구나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하면서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다. 이후 SBS '백종원의 3대천왕'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 '집밥 백선생' 등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식' 관련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하면서 '국민 MC' 유재석 못지않은 신뢰와 인기를 얻었다.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마'까지 한때는 일주일 동안 지상파에서만 3개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로도 여러 번 지목됐다.
백종원은 현재 KBS2 '백종원 클라쓰'로 안방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앞서 백종원은 SBS '골목식당' 등 지상파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OTT 웹 예능에 주력했다. 넷플릭스에서 '백스피릿'을, 티빙에서 '백종원의 사계- 이 계절 뭐 먹지?' 등을 선보였다.
OTT에 비해 시청층이 다양한 TV 프로그램은 현재 백종원 대신 오은영을 원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요즘이다. 맛있는 '음식' 보다 마음을 다스리고 싶은 생각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오은영이 백종원 보다 TV에 많이 나오는 이유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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