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드라마 '서른, 아홉' 동시기 선보여
영화선 연상녀와 아슬아슬 불륜…파격 노출까지
드라마선 손예진과 다정다감 분위기
180도 이미지 변신→연기 스펙트럼 확장
"서른아홉, 내게 솔직해지고파"
영화선 연상녀와 아슬아슬 불륜…파격 노출까지
드라마선 손예진과 다정다감 분위기
180도 이미지 변신→연기 스펙트럼 확장
"서른아홉, 내게 솔직해지고파"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배우에게 변신은 양날의 검이다. 자신의 또 다른 연기 영역을 선보여 호평 받는 묘수가 될 수도 있고,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혹평을 듣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늘 같은 배역만 고집한다면 한정된 이미지 안에서 허우적대다 자승자박하게 될 수도 있다. 그 중심을 잘 잡으며 마흔을 앞두고 전환점을 맞은 배우가 있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연우진이다.
연우진은 부드럽고 평온한 멜로 연기로 대중을 설레게 해왔다. 드라마 '아랑 사또전'에서는 비루한 과거를 숨긴 준수한 도령이자 살수로서, 냉정하고 차갑지만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절절한 인물을 다면적으로 표현했다. '내성적인 보스'에서는 소심하지만 세심한 보스로,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때로는 묵묵한 모습으로, 때로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했다. '7일의 왕비'에서는 섬세한 감정 연기과 날렵한 액션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랬던 연우진이 이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끄집어냈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통해 농염하고 아슬아슬한 멜로를 선보이는 것. 연우진이 연기한 신무광은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를 꿈꾸는 시골 출신 사병으로, 사단장이 출장 간 사이 사단장의 아내 류수련(지안 분)과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수련은 자신이 겨우 4살 위라며 둘만 있을 때는 '사모님'이 아닌 '누나'라고 부르라며 신무광을 혼란스럽게 한다. 속옷만 걸친 채 침대에 누워 유혹하자 신무광은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부하'인 신무광은 '상관'인 류수련의 '명령'에 따르게 된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매혹적인 여성을 향한 육체적 욕망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정서적으로도 가까워지면서 몸도 마음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다.
영화는 불필요하게 높은 수위의 장면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또한 1970년대 가상의 사회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에게 배경적 동질감을 얻어내기도 어렵다. 수련 역 지안의 로봇과 같은 딱딱하고 어색한 연기가 둘 사이 감정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참극과도 같은 환경 속에서 영화라는 틀이 겨우 맞춰진 것은 고투한 연우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기된 사랑에 빠지며 감정이 요동치는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안정적이고 차분한 발성과 발음, 그리고 노출신을 위해 간헐적 단식, 운동 등을 통한 체중 감량까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연우진은 최근 화상인터뷰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상업적인 면을 생각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거다. 도전정신이 있었다.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것에 목마름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TV에서는 '서른, 아홉'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멜로 장인'의 위치를 있음을 공고히 했다. 이 드라마에서 연우진은 피부과 의사 김선우 역을 맡았다. 풍족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소박한 멋을 알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인물이다. 1년간 미국으로 안식년을 떠나려는 차미조(손예진 분)를 대신해 차미조의 병원 일을 맡게 된다. 극 중 두 사람은 우연히 알게 돼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고, 이후에 의사로서 만나게 된다. '선(先)동침 후(後)멜로'인 것. 다정다감하고 로맨티스트적인 김선우의 모습에 차미조도 점점 마음을 연다.
손예진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김선우 캐릭터는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다. 모든 것들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눈감아주고, 판타지적인 남자다. 찍는 내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선보이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서른, 아홉'이 연우진에게 더 특별한 것은 실제로 연우진이 올해 서른아홉 나이로 '전환점의 시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연우진은 "여기서 리얼 서른아홉은 나다. 대본을 보고 많이 울고 웃으며 공감했다"고 말했다.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도 "스물아홉엔 느끼지 못했던, 서른아홉에만 느끼게 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제 인생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고, 저한테 더 솔직해지고 싶다"고 밝혔다.
상반된 캐릭터를 동시기에 선보이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쉽지 않은 일을 영리하고도 안정적으로 풀어가고 연우진. 서른아홉이라는 전환점을 지난 후 그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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