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종영 인터뷰

"대상 기대했지만 아쉬움 없어, 앞으로도 계속 욕심 낼 것"
"이세영과 첫 만남서 감명받아, 17시간 동안 무릎도 꿇어"
"'2PM 이준호'로 소개하는 이유? 과거 아픔 때문"
'옷소매'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제대하기 3개월 전부터 드라마를 준비하는 8개월 동안까지 1년 이상 식단관리를 하고 있어요. 하루에 닭가슴살 4장과 전자레인지 조리 없이 뜯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조리된 고구마 4개만 먹었죠. 빨리 먹고 남은 시간은 대본 보는데 할애했습니다."

지난 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이준호가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 캐릭터를 위해 철저한 식단관리를 했다고 밝히게 이렇게 말했다. '옷소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 극중 이준호는 깐깐하고 오만한 완벽주의 왕세손이자 훗날 정조가 되는 이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준호는 '옷소매' 목욕탕 신에서 탄탄한 식스팩 복근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끝나고 며칠 사이 많이 먹긴 했지만, 다시 감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은 촬영이 시작되면 시간이 없어 거의 못 하기 때문에 최대한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열심히 하고 식단으로 유지했다"며 "체중은 예민한 세손시절 모습을 극대화하고 싶어서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마른 모습이었다. 또 이산은 문무 모두 출중한 캐릭터라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부지면서도 슬림한 세손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사진=MBC '옷소매 붉은 끝동' 방송 화면.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옷소매'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준호는 "반신욕을 하면서 7부까지 내리읽을 정도로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캐릭터를 내가 어떻게 연기해볼까 상상이 되는 대본이라 흥미가 생겼다"고 밝혔다.

과거 정조와 의빈 성씨를 다룬 드라마 '이산'을 보지 않았다는 이준호. 그는 "그때 어리기도 했고, '이산'은 과거 멋진 선배님이 했던 대작이라 '옷소매'는 나의 방식대로 이산 정조를 새롭게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크게 부담 되지는 않았다. 원작 소설도 사서 읽어는 봤지만, 꼼꼼하게 읽지는 않았다. 소설과 대본이 주는 느낌이 차이가 있을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실존 인물이라 어떻게 연기를 할까 고민했고, 철저히 그 사람의 내면을 닮아가려고 노력했다. 대중한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은 생각은 감히 못했다. 이번 못표는 철저하게 정조 이산이 되는 거였고, 지금 반응을 보면 그렇게 봐주는 팬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옷소매'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묻자 이준호는 "말타기, 오른손 잡이, 붓글씨, 예절교육 등을 배우면서 최대한 왕세손의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며 "위엄이 있으나 아직은 왕이 아닌, 그러나 패기 넘치는 총명한 눈빛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왕세손이라는 입지에도 불안했던 세손 시절 내면의 불안함을 표현하고 싶어 초반에는 감정 표현이나 표정 변화를 크게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준호는 "놀랍도록 모두가 그 인물이라 편안했다. 리허설을 하면서도 막힌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았고, 술술 넘어간다고 해야하나. 서로가 즐겁게 연기하는 시간이었다. 이세영 씨와는 서고에서 첫 촬영을 했는데, 덕임이의 모습들을 준비해오고 연구해온 것들을 보며 감명 받았다. 오대환 형은 나중에 언젠가 지지않는 에드리브를 해야하겠다는 에너지를 준다. 강훈과도 편안하게 서로의 캐릭터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덕화 선생님은 내가 본받을 게 워낙 많은 선배님이다. '옷소매' 11~12회에 편전신이 있는데 그 장면만 17시간 동안 찍었다. 나는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이덕화 선배님이 한번을 지치지 않고 모든 대사를 계속 하더라. 안 해도 모두가 뭐라고 안할 분위기였는데도 대본을 놓지 않고 현장을 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많은 걸 배웠다"고 존경을 표했다.

'옷소매'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옷소매'는 첫 방송 5.7%로 시작해 마지막회에서는 17.4%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청률이 많이 오른 만큼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는 이준호는 '옷소매' 인기 비결에 대해 "함부로 인기 요인에 대해 추측할 수는 없겠지만, 제작발표회 때 이덕화 선배님이 말한 진정성과 진실성이 한 몫했다고 본다. 현장에서 모두가 그 인물이 돼서 진실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감독님께서도 유연하게 현장을 이끌어 나가면서 자신의 감정과 배우들의 감정을 잘 혼합했고, 대본에 있는 걸 빼거나 더하는 등 모두가 같이 만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공약이 15%가 넘으면 곤룡포를 입고 '우리집' 추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배우들 다 같이 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시간 되는대로 빨리 이행하겠습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는 이준호. 그는 "드라마가 벌써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7~8개월 동안 사랑을 쏟았다. 너무 빨리 끝난 느낌이라 아쉽다. 안 끝났으면 하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애정을 쏟았고 모든 사람이 현장에서 즐거웠던 작품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엔딩이 너무 먹먹하지 않았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죽어서 만나는 정말 슬픈 엔딩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계속 먹먹함이 남는 것 같다. 여운은 한참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옷소매'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준호는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2PM 멤버들에게 연락을 받았냐고 묻자 이준호는 "멤버들은 메신저로 '축하해'라고 간단명료하게 끝났다. 우리는 원래 그런 사이라 큰 반응은 없었다"며 "주변에서는 정말 축한 하다고 연락이 와서 아직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 기분 좋은 연말·연초를 맞고 있어 기쁘면서도 마냥 기쁘지도 않은, 이렇게 기뻐해도 되나 싶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준호는 '검은태양' 남궁민과 함께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됐다. '김과장'에서 호흡을 맞췄던 남궁민과 4년 후에 대상 후보로 경쟁을 한 소감에 대해 이준호는 "좋아하는 선배와 대상 후보로 거론이 된 것만으로 아주 뿌듯했다. 물론 기대한 부분도 있지만 아쉬움은 없다. 심사해주는 분들이 알맞은 평가를 해준 것 같고, 받으실 분이 받았다고 생각해 기쁘다"며 "시상식은 배우로서 인정받는 연말의 좋은 자리이기 때문에 욕심도 나고, 앞으로도 욕심 낼 거다.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면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과장'으로 우수연기상, '옷소매'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이준호. 가장 높은 상인 '대상' 수상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때라는 게 내가 원한다고 그때가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작품, 배우, 시청률 등이 맞아떨어지는 때라는 게 예상조차 할 수 없다 보니 제가 정말 진중한 연기를 보이면 그에 맞는 상이 따라올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상을 받으려고 하는 연기는 아니에요. 저에 대한 보상이니까요."

'옷소매'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준호는 어떤 자리에서도 자신을 '2PM 이준호'라고 소개해 팬들 사이에서는 '2PM'을 앞에 붙이는 특별한 의미가 다고 추측했다. 이에 이준호는 "과거 2PM 당시 나 혼자서는 2PM을 알릴 수 있는 힘이 없었을 때가 있었다. 그게 아픔으로 남아있었고, 마음 속에 응어리가 생겨 있었다"며 "연기를 시작하고, 혼자서 일본 투어를 하면서 차츰 사랑을 받게 되자 혼자 활동할 때도 2PM이라는 그룹을 모두에게 더 알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변하지 않고 굳어져 가면서 이제는 특별한 의미 없이도 '2PM 이준호입니다'라고 인사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어린 팬들은 나를 배우로만 아는 사람도 있고, 무대에서의 모습과 방송에서의 모습을 구별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모든 분을 위해 인사할 때마다 이렇게 하는 게 일상화 된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시작한지 9년차가 됐지만,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출신에 대해서는 연기할 때 전혀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요. 연기만 잘하면 되니까요. 아이돌로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삐끗하면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자리라 부담감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히려 좋은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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