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2년만 안방극장 복귀
'너를 닮은 사람' 역대급 늘씬한 모습
작품만 들어가면 다이어트로 '리즈' 경신
배우 고현정./사진제공=백상예술대상, JTBC


《태유나의 넷추리》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꼭 봐야 할 '띵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주말에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하겠습니다.
'작품만 들어가면 다이어트 돌입, 매번 '리즈 미모' 경신 놀라워' '입금 전후'가 다른 스타로 유명한 배우 고현정. 휴식기에는 꾸밈없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작품 및 활동을 시작하면 180도 변신한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하기 때문. 이러한 고현정이 오는 10월 13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역대급으로 날씬해진 비주얼을 자랑해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무줄 몸매'를 반복해오던 고현정이 '살' 빼는 비법은 걷기 운동. 그는 과거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 도움을 받는다거나 따로 센터에 다니지는 않았다"며 "집 안에 헬스장에 있어 혼자 운동을 많이 했다. 특히 한강 등 매니저와 함께 걷기를 많이 했다. 매일 2시간 반씩 걷는다. 걸어 다녔더니 생각지도 않게 살도 빠지고 건강도 좋아졌다. 식이요법도 병행해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를 위해 살을 '확' 빼는 고현정. '후덕'에서 '늘씬'으로 탈바꿈하는 그의 변신은 매 작품 놀랍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스틸컷./사진제공=㈜스폰지이엔티
홍상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고현정은 남자 주인공 구경남(김태우 분) 선배의 젊은 아내인 고순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고순은 경남이 대학 시절 좋아했던 인물로, 고순은 다시 만난 경남에게 유혹의 편지를 보내고 대낮에 불륜 행각을 저지르는 과감한 행동까지 보인다. 남편에게 불륜을 걸리고도 태연함을 유지하며 경남에게 이별을 고한 고순. 그에게 경남은 그저 심심한 일상의 작은 일탈이 뿐이었던 것.

고현정은 이 작품에서 가슴 부분이 보이는 헐렁한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다. 얼핏 보면 슬립처럼 보일 정도. 머리도 하나로 대충 묶어 전형적인 아줌마 모습임에도 고현정의 미모는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러나 저예산 영화여서일까. 아니면 지질한 인물들의 모습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였을까. 다른 작품들과 달리 팔뚝 살과 뱃살을 완벽히 빼지는 못한 고현정의 모습이 인간미를 더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2018)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스틸컷./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소설가를 꿈꾸던 경유(이진욱 분)이 여자친구 현지(류현경 분)의 집에 얹혀살면서 글쓰기는 그만두고 생계유지를 위해 대리운전을 하다가 헤어진 여자친구 유정(고현정 분)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내용만 들으면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는 사랑 이야기인 줄 알겠지만, 영화는 그리 흘러가지 않는다. 경유와 달리 소설가로 등단한 유정. 그러나 실제 유정은 등단 후 이렇다 할 작품을 내지 못해 알콜중독자가 된 상태였고, 경유에게 연락을 한 이유도 그리움이나 사랑이 아닌, 예전에 써놓고 미처 발표하지 못한 소설을 얻고자 한 것일 뿐이었다. 처음 당선된 소설도 사실은 표절한 것이었고.

고현정은 남들이 보기엔 성공한 듯 보이지만 현실은 누구보다 처량한 알콜중독자 유정을 느즈러진 동작과 희미한 교태, 모호한 말끝 처리 등으로 표현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특유의 긴 생머리와 청순한 스타일링은 '역시 고현정'이라는 단어를 실감케 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2016)
'디어마이프렌즈' 스틸컷./사진제공=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칠순 전후의 막역한 친구들의 우정, 그네들의 인생사, 그리고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30대 후반의 박완(고현정 분)의 인생을 담은 드라마다.

고현정은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 이자 장난희(고두심 분)의 딸 박완 역을 맡아 리얼한 생활연기를 선보인다. 엄마와 다툴 때는 현실 딸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공감을 높이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출한 스타일은 현실에서 툭 튀어나온 듯 친근감을 자아낸다.

헝클어진 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일을 하는 모습, 머리나 목에 수건을 두른 모습 등은 옆집 언니처럼 정감 있게 다가온다. 물론 이 모든 건 고현정의 훌륭한 비주얼과 연기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봄날' 이후 11년 만에 다시 만난 조인성과의 로맨스 케미 역시 훌륭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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