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인간실격' 방송 화면.
전도연에게 감정의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인간실격’ 4회에서 스치는 인연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다가선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의 변화가 담겼다. 어둠 속에서 여전히 길을 잃고 헤매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종훈(류지훈 분)이 제안한 일로 혼란스러운 강재 앞에 부정이 나타났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두 사람의 어색한 기류를 깨뜨린 건 다름 아닌 창숙(박인환 분)이었다. 갑자기 강재를 불러 세운 그는 부정이 선물로 받아온 케이크를 자랑했고, 급기야 집으로 돌아가 그중 한 조각을 담아 내어주었다. 자신이 ‘투명인간’이라는 딸의 말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것. 부정과 강재는 앞선 약속대로 연락처를 교환하며 한 발 가까워졌다. 덕분에 강재는 외롭지 않은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보냈다.부정은 남편 정수(박병은 분)와 다시 갈등을 빚었다. 부정이 남겨 들고 온 케이크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 정수. 더없이 소중한 선물을 ‘싸구려’ 취급하는 정수의 말들에 부정은 상처받았다. 부정을 비추던 작은 빛은 금세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그곳이 원래 제 자리인 양, 다시 어두컴컴한 골방에 몸을 뉘었다. 부정은 자신도 모르게 강재를 떠올리고 있었다.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던 그는 ‘끝집’으로 연락처를 저장했고, 텅 빈 메시지 창을 연 채로 한참 동안 망설였다.

재회의 순간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이들이 다시 만난 건 어느 결혼식장 로비였다. 부정은 시어머니 민자(신신애 분)의 성화에 정수와 함께 하객으로 참석했고, 강재는 민정(손나은 분) 그리고 딱이(유수빈 분)와 역할 대행 중이었다. 수많은 하객들 사이로 서로를 발견한 두 사람의 눈빛은 알 수 없는 감정들로 일렁이고 있었다. 부정은 정수를 뒤로하고 강재가 사라진 곳으로 향했다. 그를 좇는 상기된 얼굴과 분주한 시선에서 부정의 요동치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인간실격’은 부정과 강재를 비롯한 인물들의 내면을 디테일하게 풀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부정이 겪는 감정의 격변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던 부정의 미소는 그의 상실을 더 뼈저리게 와 닿게 했다. 특히, “아주 오랜만에 겨우 맛본 달콤한 현실에서 깨어나, 다시 기억의 지옥 속으로 되돌아오고 말았습니다”라는 그의 내레이션이 가슴 저릿한 공감을 선사했다.

강재와의 눈맞춤 위에 더해진 부정의 메시지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날은 감사했습니다. 답장은…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라면서도 그를 기다리던 부정의 나날들은 변화를 예고했다. 서로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 부정과 강재, 이들에게 찾아온 관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4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3.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인간실격’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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