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서보라미./ 사진=E채널 '노는언니' 예고

국내 1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서보라미가 별세 했다. 향년 35세. 최근 E채널 예능 프로그램 '노는 언니' 녹화를 마치고, 오는 13일 방송을 앞둔 상황이어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서보라미 선수는 지난 9일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숨졌다. 특히 지난 4월 결혼한 서보라미 선수는 임신 초기였던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오는 13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노는 언니' 50회는 페럴림픽 선수들과 함께한 특펼한 하루가 그려질 예정이다. 예고편에는 탁구 세계랭킹 1위 서수연과 남녀 통틀어 좌식 크로스컨트리 1호 선수인 서보라미 선수가 등장했다. 서보라미 선수는 "좌식 컨트리스키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마어마한 훈련을 반복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반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던 두 사람은 '노는 언니'들과의 만남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갑작스러운 서보라미 선수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서보라미 소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SNS를 통해 "파라노르딕 국가대표 서보라미 선수가 향년 35세로 9일 저녁 우리 곁을 떠났다"며 "며칠 전까지 밝게 웃던 서보라미 선수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는 소식에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4월 사랑하는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어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었고 불과 며칠 전엔 TV 예능에 출연한다고 회사 식구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노는 언니' 제작진은 방송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고인이 생전에 애착을 가지고 기다리던 방송인 만큼 신중하게 조정할 예정이다. 유족과 상의하겠다"라며 "지금은 유가족과 선수들의 마음을 추스리는 게 우선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했다.

서보라미 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2004년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장애를 겪었다. 이후 '눈 위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 국내 1호 장애인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2008년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입문한 고인은 2016년 장애인동계체전 2관왕, 2017년 같은 대회 3관왕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대회, 2014년 소치대회, 2018년 평창대회까지 3회 연속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며 국내 여자 선수로는 패럴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 1층 4호실에 마련됐다. 오는 13일 고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노는 언니'를 통해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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