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이옥섭 감독, '벌새' 김보라 감독을 잇는 여성 신예 이지형, 김솔 감독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두 감독은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과 그 관계 속 미묘한 심리를 그려낸 웰메이드 수작 '흩어진 밤'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최근 한국 영화계에 '메기'의 이옥섭 감독,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 등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옥섭 감독은 '메기'를 통해 "어떻게 믿음이 쌓이고 깨지는지 또 어떻게 다시 조합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찰력 있게 담아냈다.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을 통해 아이의 시선에서 따뜻하고 아름답게 우리 시대 가족문제를 조명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소재로 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전 세계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59관왕을 기록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데뷔한 김초희 감독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연출 감각으로 실직 후 '복'이 굴러들어오는 찬실의 이야기를 모두가 공감할 여성 서사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예 이지형, 김솔 감독이 '흩어진 밤'으로 장편 데뷔를 한다. '흩어진 밤'은 부모님이 이혼을 결심한 후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 진호까지, 네 가족이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 막내 수민의 일상을 통해 가족의 해체를 바라보는 아이의 심리를 세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에서 연출을 전공한 이지형, 김솔 감독은 가족이라는 집단이 사람이 태어나 첫 번째로 만나고, 선택할 수 없는 하나의 세계라는 점과 그렇기 때문에 마음 한 쪽에 가족에 대한 생각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처럼 개인과 떼려야 뗄 수 없고,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하는 관계인 가족을 그려낸 이지형, 김솔 감독은 "누구나 가족과 관련된 허기가 시작되는 때가 있을 것이다. '흩어진 밤'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허기를 공감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흩어진 밤'을 공동 연출한 부분에 대해서 두 감독은 "성향이 다른데, 이 점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전하며 간결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번 작품이 탄생한 비결을 밝혔다.
두 감독은 장편 데뷔작 '흩어진 밤'은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포착해 탄탄한 구성과 연출로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는 극찬을 받으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과 배우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제67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제18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 제34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지형, 김솔 감독은 ‘가족’이라는 관계 속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심리를 섬세한 관찰력과 사려 깊은 묘사로 풀어낸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021년에도 여성 감독들의 활약을 뒤이을 이지형, 김솔 감독의 '흩어진 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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