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후'부터 '보쌈'까지
나왔다 하면 히트치는 사극
'0% 굴욕' MBC도 '사극 코인' 탑승
철저한 고증·차별화된 이야기 갖춰야
올해 방영된 사극 드라마 4편/ 사진=tvN, KBS, MBN 제공

지상파부터 종편, 케이블까지 사극 드라마 흥행 불패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던 방송사들이 사극을 반전 카드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던 KBS는 올해 두 편의 사극 드라마를 흥행시키며 체면을 세웠다.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과 평강 공주, 바보 온달 설화를 그린 '달이 뜨는 강'으로 2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두 작품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올린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방영된 tvN '철인왕후'는 중국 원작자의 혐한 논란,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도 17.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현재 방영 중인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또한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방송 4회 만에 전국 시청률 5%를 넘어서며 MBN 시청률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점쳐진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우아한 가'의 초반 시청률보다 높게 출발해 분위가 좋은 상황이다. 현재 추세라면 종전 최고 기록인 8.5%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0%대 시청률 굴욕을 당한 MBC도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반전을 노리는 중이다. 배우 이준호, 이세영, 이덕화가 출연을 확정지었으며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해 많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자체발광 오피스',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연출한 정지인 감독과 '군주-가면의 주인'을 공동 집필한 정해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과거 '대장금', '이산', '선덕여왕' 등을 선보인 '사극의 명가' MBC가 새로운 사극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폐지되는 등 사극 열풍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극이 나왔다 하면 흥행에 성공하는 추세지만 그만큼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 등 우리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철저한 고증 없이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사극이 몰려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에 차별화된 이야기와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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