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스웨그백, 알고보니 세금폭탄
美 매체 "2억여원 가치 가방, 1억 과세"
"후보자·수상자, 수령 거부 가능하다"
美 매체 "2억여원 가치 가방, 1억 과세"
"후보자·수상자, 수령 거부 가능하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배우 윤여정에게 전달될 것으로 알려진 선물 가방이 자칫 세금 보따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선물할 '스웨그 백'(사은품 가방)을 마련했다.
이 가방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전혀 상관없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스타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기를 원하는 업체 제품을 모아 만든 것이다. '모두가 승자'라는 의미의 선물 가방에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의 제품이 포함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들어있다.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이다.
하지만 선물 가방은 무료가 아니다. 미국 매체들이 20만5천달러(2억2천여만원) 가치라고 분석한 이 선물 가방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은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억여원 가치로 알려진 이 가방을 받으면 세금 1억원 가량을 내야 한다.이 가방은 미국의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오스카 후보자의 자택이나 숙소로 전달된다. 만약 원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전달된 선물 가방을 받아든 오스카 수상자와 후보자 입장에선 거액의 세금만 내야 한다. 선물 가방을 받기로 마음먹는다면 수령자는 세금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독촉 고지서와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NYT는 "선물 아이템은 완전히 공짜가 아니고, 오스카 후보자들은 선물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이아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이 해당 가방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여정이 선물 가방을 받는다면 국내 반입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아카데미는 2001년부터 업체 협찬을 받아 선물 가방을 후보자와 시상자에게 나눠주다 미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2006년에 아예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판촉 활동을 펼쳤고,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했다.
아카데미는 소송 당시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와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넣어 오스카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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