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인간 소재 SF '서복' 주연 공유
시한부 전직 요원役
"삶에 대한 절실함은 본능적인 것"
영화 '서복'의 배우 공유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인간은 없을 거예요. 시한부인 기헌이 죽음을 피하고 싶은 건 본능적 절실함이죠.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을 향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 영화 '서복'에 출연한 배우 공유는 자신이 연기한 기헌의 심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복'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이 죽지 않는다는 복제인간 서복을 경호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서복'을 한 차례 고사했던 공유는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계속 나를 당기는 느낌이었다"며 마음을 돌린 이유를 밝혔다. 또한 "'서복'은 '왜 사냐'는 문제를 생각하게 했다"며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영화가 던지는 것처럼 계속 질문을 던질 것 같다. 내게 그런 의미로 남을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 '서복' 스틸 / 사진제공=CJ ENM


기헌은 요원으로 활동하던 과거에 한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타인들과의 교류를 단절한 채 얼마 남지 않은 삶의 시간도 약에 의존해 견뎌내고 있다.

"기헌이 그간 보냈던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첫 등장신에 확 드러나길 원했어요. 체중을 줄일 만큼 특히 신경 쓴 부분이죠. 기헌에 몰입하려다 보니 음식을 편하게 못 먹었고 촬영 현장에서도 스태프들과 자유롭게 어울리지 못했어요. 숙소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럽게 많아졌어요. 기헌의 어둡고 외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지금 돌아보면 당시에 제가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평소보다 거칠고 예민하게 대했던 것 같아요."'서복'에서는 공유와 함께 서복 역의 박보검이 비주얼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공유는 해군에서 복무 중인 박보검 없이 홍보 활동을 하고 있어 "같이 했으면 있으면 마음이 좀 더 편하고 재밌었을 것"이라고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보검 씨는 심성이 바른 친구고 작업하면서 더욱 그걸 느꼈어요. 본인이 불편하더라도 힘든 내색을 안 해요. 묵묵하게 알아서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고 현장에서 집중해 진중하게 연기하더군요. 흠 잡을 데가 없이 예쁘고 착한 후배에요."

영화 '서복'의 배우 공유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서복'의 이용주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두려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복제인간 서복이란 캐릭터에 동전의 양면처럼 두려움과 욕망을 응축시켰다고도 했다. 공유에겐 어떤 욕망이 있을까. 그는 "나는 사실 욕망도 욕심도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굳이 꼽는다면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유약한 인간들끼리 얽혀 살다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향한 편협한 시선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고 누군가는 상처 받는 일이 안타까워요.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는 아시안 혐오사건들도 속상하죠. 미국의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은 한 시상식에서 이렇게 연설했어요. '편협한 사람은 다른 사람 얘기를 하고, 멋진 사람은 그날의 사건에 대해 얘기하고, 위대한 사람은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한다' 제가 꿈꾸는 세상이죠. 편협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작은 바람이에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