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낮과 밤', 지난 19일 종영
윤선우, 천재 해커이자 하얀밤 마을 생존자 문재웅 役
1인 2역으로 충격적인 반전 선사
"빨리 다음 작품 시작하고파"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에서 포털사이트 'MODU'의 천재 해커이자 하얀밤 마을의 생존자 문재웅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선우.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작품이 끝나고 나니 언제나 그렇듯 시원섭섭한 느낌이 들어요. 상투적인 표현이라 쓰고 싶지 않지만, 이 단어만큼 한 작품을 끝내고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나 싶죠. 감독님들,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연기적으로도 성취감과 아쉬움이 공존하고 있죠. 우리 '낮과 밤' 팀에게 감사합니다."

배우 윤선우가 강렬한 연기 변신으로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각인했다.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을 통해서다. 극 중 포털사이트 'MODU'의 천재 해커이자 하얀밤 마을의 생존자 문재웅 역으로 열연한 그는 매서운 눈빛과 소름 끼치는 표정으로 긴장감을 배가했다.윤선우가 연기한 문재웅은 도정우(남궁민 분), 제이미 레이튼(이청아 분) 등과 함께 하얀밤 마을에서 살아남은 인물로, 후반부에는 예고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져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더불어 트라우마로 인해 탄생한 또 다른 인격 그림자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윤선우가 생각하는 문재웅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개인의 서사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길래 지금 이런 성격이나 행동을 가지게 됐는지 찾아내고 연결시키는게 흥미로웠다"면서 "무엇보다 두 가지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배우로서 이런 캐릭터를 맡을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고민스러운 점들이나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기하면서 참 흥미롭고 재밌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문재웅이라는 캐릭터는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면서 "불쌍한 사람이다. 문재웅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처음 그림자 역할을 생각할 때 어린아이 같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살인을 순수하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게 더 잔인하고 무섭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은 좀 더 강하고 강렬하게 표현하길 바라셨어요. 표현이 단순해지더라도 그게 드라마의 특성에 잘 맞고 명료하게 표현된다고 하셨죠. 후에 결과물을 보니 역시 감독님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낮과 밤' 스틸컷. /사진제공=tvN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점은 무엇일까. 윤선우는 "심리적인 것부터 접근하려고 했다. 과거의 일들로 인해 어떠한 심리상태가 형성될 것이고, 그러한 심리상태 때문에 무의식적인 동작, 말투 같은 것들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며 "문재웅은 자기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림자는 외부로 공격성이 표출되는 성격이다. 그래서 문재웅은 시선이 불안정하거나, 입술을 물어뜯거나, 말을 더듬는 등 외부의 문제를 본인 안으로 가지고 온다. 반면 그림자는 당당한 걸음걸이나 여유로운 태도, 상대를 쏘아보는 시선 등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표출한다. 이런 성격적인 것들이 행동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많이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극 초반 캐릭터를 구축할 무렵, 도정우와 제이미 레이튼을 향한 문재웅의 분노를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윤선우. 그는 "처음에는 '왜 이렇게까지 분노할까?' 하고 정말 많이 고민했다. 고민을 거듭한 후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했다"면서 "당시 157번(문재웅)은 큰 트라우마로 인해 뒤틀릴 대로 뒤틀린 상태였다. 분노의 대상이 꼭 필요했고, 그 분노의 화살이 도정우와 제이미에게 향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문재웅이 자신을 때리는 장용식(장혁진 분)의 손을 잡고 올려다보는 장면이 있어요. 이 장면은 제가 봐도 소름 돋더라고요. 문재웅의 다른 인격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장면인데, 뭔가 순식간에 지위가 바뀌는 느낌이 들었죠. 극의 흐름이나 분위기에서도 가장 인상에 많이 남습니다."그동안 보여왔던 연기와는 달리, 이중인격 살인마라는 캐릭터 특성상 윤선우에게 있어 문재웅은 또 하나의 도전이었을 터. 그는 "처음에는 그저 단순하게 두 사람을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두 캐릭터의 간극을 벌리려고는 하지 않았다"면서 "간극을 벌리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좀 인위적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근데 결과물을 보니 좀 더 간극을 벌렸으면 좋았겠더라. 아무래도 문재웅이나 그림자나 윤선우라는 사람이 묻어난다. 그로 인해 애매모호하게 표현된 부분들이 있어 아쉽기도 했다"며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이런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윤선우는 "다른 결의 살인마를 연기한다면 어떤 인물을 해보고 싶나?"라는 물음에 "공감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살인마를 연기하고 싶다"고 답하면서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김수현(이병헌 분) 역을 꼽았다.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낮과 밤'을 통해 액션에 도전한 윤선우.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그는 "액션신은 준비하는 과정도 어렵지만, 찍는 과정도 어렵더라. 도정우와 서로 주먹으로 맞서다 내가 캐비넷에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면서 "그때 내 손으로 옆에 유리창을 깬 적 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는 정신없어 그냥 넘어갔는데, 생각해 보면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남궁민 선배는 역시나 연기를 너무 잘한다. 현장에서도 아우라가 느껴졌다"면서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큰형같이 잘 챙겨줬고, 연기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줘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청아는 처음엔 '도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정말 반전이었다. 따듯하게 말도 먼저 걸어주고 항상 주변을 챙겨줬다"면서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배려를 느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요.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많죠. 매 순간 작품이 끝나면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전보다는 조금 성장했겠죠? 어떤 역할이든 좋은 작품을 만나 빨리 연기를 시작하고 싶어요."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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