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미나리' 오스카 레이스 지원사격
봉준호, 정이삭 감독과 화상 대화
"윤여정, 한국서도 독특한 배우"
봉준호, 정이삭 감독과 화상 대화
"윤여정, 한국서도 독특한 배우"
아카데미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레이스에 나선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섰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7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하는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정 감독과 봉 감독의 온라인 화상 대담 내용을 소개했다.
봉 감독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영화를 찍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이 영화가 추억이나 향수에 빠져 질척거리지 않아 더 좋았다. 감독님 캐릭터인 꼬마의 시점으로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점들은 분산돼 있다. 내레이션이 없는 것이 적절한 거리를 만들었고 그것이 영화를 더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다"고 호평했다.
가족들이 영화를 봤냐는 봉 감독의 물음에 정 감독은 "지난해 추수 감사절 즈음에 봤다"며 "추수감사절 저녁을 망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 감독은 "사실 프리미어 상영 때보다 더 무서웠는데 가족들이 영화를 좋아했다. 우리 가족에게 놀라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로, 정 감독과 가족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가 부부 역할로 연기했고, 윤여정이 이들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 역을 맡았다.
정 감독은 "우리 부모님과 닮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지 않았다"며 "윤여정 선생님은 우리 할머니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들에게 '내 가족을 모방하려 할 필요는 없다'고 했고 내 가족에 대해서 말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 캐스팅에 대해 정 감독은 봉 감독에게 "'옥자'에서 함께 일한 당신의 경험이 궁금했다"면서 "그가 영화에서 보여준 것과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고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봉 감독은 "'옥자'에서 그는 거짓말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미나리'에서의 연기는 또 다른 수준이었다"고 칭찬했다.
윤여정은 최근 보스턴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인디애나 기자협회 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오스카 주요 부문 후보로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봉 감독은 윤여정에 대해 "한국에서도 독특한 배우다. 전통적인 한국의 엄마나 할머니는 아니다"며 "'미나리'에서도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잊지 못할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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