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영화 '사라진 시간'의 미묘하고 신선한 매력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영화 '사라진 시간'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조진웅과, 연기자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정진영이 참석했다.연기 33년 차의 배우 정진영은 '사라진 시간'을 통해 오랜 기간 꿈꿔왔던 영화 연출을 하게 됐다. 정진영은 각본도 직접 쓰며 심혈을 기울였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서 화재사고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박형구 역을 맡았다.
정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당시부터 조진웅을 염두에 뒀다. 정 감독은 "연기할 때 감독님들이 캐스팅 제안을 하면서 '정진영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면 거짓말인 줄 알았다. 시나리오를 작업하다 보니 어떤 배우를 대입하면서 쓰게 되더라. (이번 시나리오 작업에서는) 자연스럽게 조진웅이 떠올랐다. 조진웅이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썼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조진웅을 상상하면 썼지만, 조진웅이 해온 작업보다는 작은 작품이라 과연 이걸 할까 걱정했다. 내가 배우 선배라 후배에게 해달라고 하기가 미안해 (출연 제안을) 망설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초고 나오자마자 일단 조진웅에게 줘보자고 했다. 초고를 다 쓴 날 보냈는데 그 다음날 바로 하겠다고 답이 왔다. 나는 기쁨의 술을 마셨고, 조진웅은 의혹의 술을 마신 것 같다"며 웃었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감독님 말씀처럼 선배로서의 외압이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진웅은 "작품의 미묘한 맛이 있는데, 딱 무엇이라고 설명하긴 힘들다"며 영화의 매력을 짚었다. 이어 "이걸 정진영이라는 사람이 썼다는 인식이 없다면 해저 몇 천 미터의 깊은 곳에 있었던 보물이 나왔던 느낌이었다. 감독님에게 원작이 어디 있는 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런 의미에서 '의혹의 술'을 마셨다"며 "천재적 내러티브에 홀렸다"고 밝혔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오는 6월 18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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