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대역사의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기생충’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최우식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상 후 비하인드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 “오스카 캠페인은 게릴라전…송강호, 쌍코피 흘리기도”
봉 감독은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우리는 네온이라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중소배급사와 일을 하게 됐다. 게릴라전이라고 해야 하나. 넷플릭스 등 거대 회사들에 못 미치는 예산으로 우리들은 열정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는 네온으로, 2017년 팀 퀸과 팀 리그가 창립했다.‘기생충’의 오스카 캠페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텔루라이드 영화제서 송강호는 쌍코피를 쏟기도 했다. 봉 감독은 “정확하게 세어보진 않았지만 인터뷰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 100회 이상을 가졌다. SNS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영화들이 LA 시내에 있는 거대한 광고판이나 TV, 잡지 등에 광고하는 물량공세였다면 우리는 아이디어와 네온, CJ엔터테인먼트, 바른손, 그리고 배우들이 똘똘 뭉쳐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캠페인은 강행군이었지만 봉 감독과 배우들에게는 의미 깊은 일이었다. 봉 감독은 “노아 바움백 감독이나 토드 필립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보면서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이런 캠페인을 하고, 스튜디오는 이렇게 예산을 많이 쓰는 모습이 낯설고 이상하게 보인 적도 있었다”면서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깊이 있게, 밀도 있게 검증하는 구나 싶었다. 영화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보는 과정일 수도 있겠더라. 그것을 오스카라는 피날레로 장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내가 아니라 타인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나 생각했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선 내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은 걸 느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봉 감독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잠만 잤다고 밝혔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방전돼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은 후 10시간 동안 잤다”며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에 눈을 떴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적인 문구도 남겨보고 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다”며 웃었다.봉 감독은 오스카 캠페인 강행군으로 인해 번아웃이 염려된다는 질문도 받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옥자’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면서 “‘기생충’을 너무 찍고 싶어서 없는 기세를 영혼까지 끌어 모아 찍었다. 촬영 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도 소화했다. 이렇게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분과 얘기하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끝이 나는 구나 싶다”고 말했다.
◆ “‘아카데미는 로컬 시상식’ 발언, 도발 아냐”
봉 감독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현지 매체 벌처와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벌처는 봉 감독에게 “지난 20년 동안 한국 영화는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별 것 아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로컬 시상식”이라고 재치 있게 답한 바 있다.봉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발언이 도발이었느냐는 물음을 받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처음으로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했는데 내가 도발씩이나 했겠나”고 웃으며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아카데미의 성격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아카데미가 미국 중심이 아니겠냐고 한 것이다. 아마 미국의 젊은층들이 SNS에 그 말을 많이 올린 것 같다.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고 밝혔다.
◆ “오스카 트로피 행방? 이름 적힌 각자에게로”
‘기생충’은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 중 작가상 등 2개 부문은 2명의 이름이 노미네이트돼 ‘기생충’이 가져온 트로피를 총 6개다. 곽신애 대표는 “이름이 쓰여있는 사람들이 자기 것을 챙겨가는 게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회나 좋은 취지의 상황이 있을 때 그것을 어디에서 보여드린다거나 전시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주인들이 가져갔다”고 밝혔다.곽 대표는 “한진원 작가가 하나를 가지고 있다. 봉 감독님이 4개 부문에 노미네이션이 돼서 4개상을 다 받았는데 굉장히 무겁다. 봉 감독님이 하나를 저한테 주시면서 이건 사무실에서 보관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거 하나와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것 하나는 저희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다. 국제장편영화상과 작품상 중에 제 이름이 앞에 적혀 있는 2개를 저희 사무실에서 갖고 있고 나머지는 감독님이 갖고 계신다”고 이야기했다.
◆ “톰 행크스 부부, 이정은을 아주 반기더라”
‘기생충’은 봉 감독의 세심한 구상과 연출력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 연기로도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다. 봉 감독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기생충’의 배우들을 향한 관심도 높음을 귀띔했다.봉 감독은 “이정은이 미국에서도 화제였다”며 “‘그녀가 벨을 누르는 순간 영화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톰 행크스 부부를 만났다. 톰 행크스가 송강호 선배나 이선균 씨, 특히 이정은 선배를 보고 아주 반가워하며 영화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한 봉 감독은 “LA 거리를 걷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만났다. 마침 자기가 그저께 극장에서 ‘기생충’을 봤다고 하시면서 20분 정도 그 자리에서 얘기하더라. 그 중에 10분 정도를 부잣집 아내 역인 조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기가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서 하루 내내 조여정에 대해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SAG 앙상블 어워드에서 입증됐듯 우리의 모든 배우가 균형을 잃지 않았고 미국 배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가 있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미국 배우협회 회원들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기 때문에 작품상을 받는 데 일등공신이자 공헌을 해 준 게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배우들이며, 그걸 지지해준 게 미국 협회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봉 감독은 앞서 한국어 영화 한 편, 영어 영화 한 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두 편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다. ‘기생충’의 어떤 반응이나 결과와는 상관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대로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고 했을 뿐이었다. 그 기조가 (다음 작품에도)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던가 특별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 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을 인용해 “가장 개인적인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며 그를 향한 경의를 표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이날 아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광이었다”며 “개인적인 편지였으니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실례인 건 같은데 마지막 부분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어라’고 하면서도 ‘대신 조금만 쉬어라’고 하시더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어라’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곽신애 대표와 ‘기생충’을 처음 얘기했던 게 2015년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긴 세월이다.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 “내가 노동을 많이 하는 편인 건 사실이다. 일을 쉬어볼까도 하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 (해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오스카 캠페인은 게릴라전…송강호, 쌍코피 흘리기도”
봉 감독은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우리는 네온이라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중소배급사와 일을 하게 됐다. 게릴라전이라고 해야 하나. 넷플릭스 등 거대 회사들에 못 미치는 예산으로 우리들은 열정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는 네온으로, 2017년 팀 퀸과 팀 리그가 창립했다.‘기생충’의 오스카 캠페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텔루라이드 영화제서 송강호는 쌍코피를 쏟기도 했다. 봉 감독은 “정확하게 세어보진 않았지만 인터뷰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 100회 이상을 가졌다. SNS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영화들이 LA 시내에 있는 거대한 광고판이나 TV, 잡지 등에 광고하는 물량공세였다면 우리는 아이디어와 네온, CJ엔터테인먼트, 바른손, 그리고 배우들이 똘똘 뭉쳐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캠페인은 강행군이었지만 봉 감독과 배우들에게는 의미 깊은 일이었다. 봉 감독은 “노아 바움백 감독이나 토드 필립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보면서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이런 캠페인을 하고, 스튜디오는 이렇게 예산을 많이 쓰는 모습이 낯설고 이상하게 보인 적도 있었다”면서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깊이 있게, 밀도 있게 검증하는 구나 싶었다. 영화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보는 과정일 수도 있겠더라. 그것을 오스카라는 피날레로 장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내가 아니라 타인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나 생각했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선 내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은 걸 느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봉 감독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잠만 잤다고 밝혔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방전돼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은 후 10시간 동안 잤다”며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에 눈을 떴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적인 문구도 남겨보고 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다”며 웃었다.봉 감독은 오스카 캠페인 강행군으로 인해 번아웃이 염려된다는 질문도 받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옥자’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면서 “‘기생충’을 너무 찍고 싶어서 없는 기세를 영혼까지 끌어 모아 찍었다. 촬영 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도 소화했다. 이렇게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분과 얘기하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끝이 나는 구나 싶다”고 말했다.
◆ “‘아카데미는 로컬 시상식’ 발언, 도발 아냐”
봉 감독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현지 매체 벌처와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벌처는 봉 감독에게 “지난 20년 동안 한국 영화는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별 것 아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로컬 시상식”이라고 재치 있게 답한 바 있다.봉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발언이 도발이었느냐는 물음을 받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처음으로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했는데 내가 도발씩이나 했겠나”고 웃으며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아카데미의 성격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아카데미가 미국 중심이 아니겠냐고 한 것이다. 아마 미국의 젊은층들이 SNS에 그 말을 많이 올린 것 같다.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고 밝혔다.
◆ “오스카 트로피 행방? 이름 적힌 각자에게로”
‘기생충’은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 중 작가상 등 2개 부문은 2명의 이름이 노미네이트돼 ‘기생충’이 가져온 트로피를 총 6개다. 곽신애 대표는 “이름이 쓰여있는 사람들이 자기 것을 챙겨가는 게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회나 좋은 취지의 상황이 있을 때 그것을 어디에서 보여드린다거나 전시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주인들이 가져갔다”고 밝혔다.곽 대표는 “한진원 작가가 하나를 가지고 있다. 봉 감독님이 4개 부문에 노미네이션이 돼서 4개상을 다 받았는데 굉장히 무겁다. 봉 감독님이 하나를 저한테 주시면서 이건 사무실에서 보관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거 하나와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것 하나는 저희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다. 국제장편영화상과 작품상 중에 제 이름이 앞에 적혀 있는 2개를 저희 사무실에서 갖고 있고 나머지는 감독님이 갖고 계신다”고 이야기했다.
◆ “톰 행크스 부부, 이정은을 아주 반기더라”
‘기생충’은 봉 감독의 세심한 구상과 연출력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 연기로도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다. 봉 감독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기생충’의 배우들을 향한 관심도 높음을 귀띔했다.봉 감독은 “이정은이 미국에서도 화제였다”며 “‘그녀가 벨을 누르는 순간 영화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톰 행크스 부부를 만났다. 톰 행크스가 송강호 선배나 이선균 씨, 특히 이정은 선배를 보고 아주 반가워하며 영화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한 봉 감독은 “LA 거리를 걷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만났다. 마침 자기가 그저께 극장에서 ‘기생충’을 봤다고 하시면서 20분 정도 그 자리에서 얘기하더라. 그 중에 10분 정도를 부잣집 아내 역인 조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기가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서 하루 내내 조여정에 대해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SAG 앙상블 어워드에서 입증됐듯 우리의 모든 배우가 균형을 잃지 않았고 미국 배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가 있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미국 배우협회 회원들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기 때문에 작품상을 받는 데 일등공신이자 공헌을 해 준 게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배우들이며, 그걸 지지해준 게 미국 협회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봉 감독은 앞서 한국어 영화 한 편, 영어 영화 한 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두 편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다. ‘기생충’의 어떤 반응이나 결과와는 상관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대로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고 했을 뿐이었다. 그 기조가 (다음 작품에도)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던가 특별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 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을 인용해 “가장 개인적인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며 그를 향한 경의를 표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이날 아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광이었다”며 “개인적인 편지였으니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실례인 건 같은데 마지막 부분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어라’고 하면서도 ‘대신 조금만 쉬어라’고 하시더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어라’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곽신애 대표와 ‘기생충’을 처음 얘기했던 게 2015년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긴 세월이다.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 “내가 노동을 많이 하는 편인 건 사실이다. 일을 쉬어볼까도 하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 (해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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