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하정우가 이제는 자신의 본명 ‘김성훈’이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31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클로젯’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 상원 역을 맡은 하정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영화와 자신의 연기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하정우의 본명은 김성훈이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하정우라는 예명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에게 이 이름으로 쉬지않고 끊임없이 질주해왔다. 하정우는 “매번 (질주해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결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나이가 넘어섰지 않나. 30대 때는 언젠가는 하겠지 그러면서 (일에만 몰두해) 질주하고 달려왔다. 요즘에는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더 시기가 늦춰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성훈으로서 내 인생은 있나 싶기도 하다. 10여년을 영화만 생각하고 영화와 관련된 사람만 만나고, 때 되면 영화 개봉하고 홍보하고, 개봉 후에는 스코어를 예민하게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 결과가 좋았든 나빴든 이게 내 인생 전부가 돼 버린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여행이라도 가자’해서 하와이에도 한 달씩 갔다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혼자 이렇게 영원히 살 수는 없을 것 같고 결혼도 생각하게 되고 내 인생도 돌아보니 벌써 마흔 셋이 됐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하정우는 “인생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고들 얘기하는데 그런 인생에서 김성훈으로서 내 일상이 차지하는 비율 얼마나 될까 생각도 한다. 김성훈의 일상은 많이 없구나 싶기도 하다. 이 안에서 뭔가 돌파구나 전환점을 찾아야겠지 않나”고 이야기했다. 2018년 ‘PMC: 더 벙커’, 지난해 ‘백두산’에 이어 올해 ‘클로젯’, 그리고 촬영을 마친 ‘보스턴 1947’과 촬영 예정인 ‘피랍’ ‘수리남’까지, 하정우는 숨가쁘게 몇 해를 보냈다. 그는 “2018년부터 유독 바빠진 이 스케줄이 다음주면 대장정의 막을 내리지 않나. 작은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두 달간 숨고르기를 하면서 ‘피랍’부턴 어떤 자세로 또 작업에 참여해야 할지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본명 김성훈보다는 예명인 하정우로 더 많이 불릴 그는 자신도 본명이 어색할 때도 있다고 한다. 하정우는 “이젠 김성훈으로 사는 것과 하정우로 사는 것이 비슷해진 것 같다. 이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나를 하정우라고 기억하지 않나. 김성훈으로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부모님이 ‘성훈아’라고 해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끔 서글프고 짠할 때가 있다. ‘김성훈 어디갔지’ 싶어서다. 지금껏 하정우 필모그래피의 뿌리가 된 건 김성훈인데, 한 사람이지만 두 개의 이름으로 갈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김성훈이 많이 양보하고 많은 걸 보상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 오는 2월 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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