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출연자
이지아 – 차봉선 역, 윤시윤 – 서재희 역, 한고은 – 박화영 역, 서효림 – 김달 역, 조민기 – 박태화 역, 이기광 – 조마루 역

다섯 줄 요약
엄마, 아빠 모두 집을 나가 홀로 자란 봉선은 순경이 된다. 하지만 가식적이고 위선이 가득찬 것은 그게 인간 관계든, 불의한 상황이든 모두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리는 성격 때문에 그녀는 친구도 없고 동료 경찰들에게도 미움을 받는다. 허영을 보면 참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우울증도 앓고 있는 봉선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가난한 주차요원 재희(윤시윤)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수 백억대의 자산가라는 사실을 알고 차버리게 된다.

프리뷰
은 힘들게 자란 여자 주인공과 부와 성공을 쟁취한 후 털털한 여자에게 끌리는 남자 주인공의 사랑이라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큼 진부한 포맷을 갖추고 있지만 여기에 ‘건강한 관계 맺기’를 집어넣었다. 누구보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위선적인 세상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봉선과 “필요한 사람이 사랑”이라는 신념 아래 허영이 가득찬 세상에서 대놓고 최고의 ‘된장녀’가 되려는 달(서효림)은 규격화된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지만 사회가 만들어 낸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누구나 내면에 갖고 있을 법한 일면이 부각된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게 “맹랑하고 막돼먹은” 인물들은 여러 여자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자유로운 남자 재희와 빈틈없는 CEO 화영(한고은), 재력가이지만 없는 자를 깔보지 않는 태화(조민기)와 엮이며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찾아 나간다. 그래서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되게 보일지라도 맹랑하며 어딘가 부족한 사람들이 타인과 만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과정 자체다. 은 과연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나 보는 사람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힐링 코미디’가 될 수 있을까. 볼까, 말까
볼까? 은 드라마 내용과 캐릭터보다 배우 이지아와 윤시윤으로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오래 쉬고 인사드린 게 아닌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는 이지아의 말처럼 은 본의 아니게 한 여배우의 시험대로 여겨졌고 당초 캐스팅된 배우가 부상으로 빠지고 얼마전 윤시윤이 투입된 탓에 그 결과물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지아는 “봉선이는 너무 솔직하고 순수해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다. 여리고 착한 봉선이 안쓰럽기도 하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윤시윤은 “나중에 들어와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지만 멋진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배우보다는 작품 속의 캐릭터에 주목해달라는 의미다. 이지아와 윤시윤이 연기하는 성질 급한 순경 차봉선과 자신만만한 서재희의 조합을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될 듯하다.

말까? 맹랑하려면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맹랑해야 한다. “위선과 허영의 시대에 위악으로 시비 거는 센 여자”라는 콘셉트는 그 자체로는 튀어 보일 수 있지만 거친 행동이 이해될 수 있는 인물의 심리나 내면 표현이 적절하게 뒷받침되어야 살아날 수 있다. 어릴적 아픔을 많이 겪었지만 자수성가한 재희 또한 입체적인 인물이 되어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여자 주인공, 세 여자의 사랑을 받지만 쿨한 남자 주인공은 이미 너무 많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복제되어 왔고 캐릭터의 개성과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작품은 저절로 잊혀져 갔다. 뒤통수 맞을 수 있을 만큼 기발하고 “헉” 소리 날 정도로 맹랑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예상할 수 없는 디테일을 만들지 못한다면 은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 MBC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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