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다기리 조와 중국의 지앙 웬리, 홍콩의 욘판 감독이 뭉쳤다. 여기에 프랑스 로카르노영화제 집행위원장 올리비에 페르와 영화사 의 오정완 대표도 힘을 보탠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영화들을 심사하기 위해서다. 7일 오전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다기리 조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품의 감독의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말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의 표현대로, 뉴 커런츠는 재능 있는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영화를 세계 최초 혹은 해외 최초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지금까지 이를 통해 의 박찬옥 감독과 의 윤성현 감독, 올해 개막작 을 연출한 송일곤 감독 등이 발굴됐다. 그야말로 “신인들이 마스터가 될 수 있는 기회”(욘판)가 되고 있는 셈이다.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기준은 “놀라게 하는 영화”
올해는 인도, 스리랑카, 태국 등 총 15개국 13편의 작품들이 초청됐다. 이들이 다루는 소재와 장르 또한 출신 국가만큼이나 다양하다. 우선 (이란)은 농아인 부부와 조카가 겪는 갈등을 로드무비로 그려냈으며, (한국)는 수운 최제우의 생애를 저예산 시대극으로 재현했다. 또한 미얀마 이주노동자를 통해 시대적 고민을 이야기하는 (대만)부터 여성 장의사의 눈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응시하는 (스리랑카)까지, 주제의 스펙트럼도 넓은 편이다. 이렇듯 작품도 심사위원들의 취향도 각기 다르지만, 신인들인 만큼 공통된 심사기준은 보는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놀라게 하는 영화”(오다기리 조)인가 아닌가가 될 듯하다.
BIFF가 뉴 커런츠를 통해 신인 감독들을 소개해온 지도 올해로 16년이 됐다. 그동안 뉴 커런츠는 신인 감독들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관객들에게는 뛰어난 감독이 탄생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왔다. 또한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어 온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거나 지금 막 영화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지앙 웬리)이기도 했다.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을 비롯한 관객들에게 이번 뉴 커런츠는 어떤 기회가 되어줄 수 있을까. 특히 “지금까지 영화 서너 편을 개인적으로 연출했고,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할 계획이 있지만 사람들 앞에 내보이지는 않을 것”이라 밝힌 오다기리 조가 생각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작품들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글. 부산=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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