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록의 전설 R.E.M이 해체를 선언했다. 21일(현지시간) R.E.M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밴드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우리가 만든 음악에 감동을 받았던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리스트인 마이클 스타이프는 “현자가 말하길 ‘떠나는 때를 아는 것이야말로 파티에 참석하는 기술’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함께 대단한 것을 이뤄냈다. 이제 그것으로부터 떠나려 한다.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팬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듯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잘 끝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31년간 밴드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적었다. 또 베이시스트 마이크 밀스는 “우리는 늘 진정한 의미의 밴드였다”며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형제들이었다. 우리에겐 어떤 불화도 없었다. 결정도 함께 해왔다. 지금이 (밴드를 해체하기에) 적당한 시간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기타리스트 피터 벅은 “우리가 여러분들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믿을 수 없는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1980년 4인조로 결성된 R.E.M은 1997년 드러머 빌 베리가 탈퇴한 이후 마이클 스타이프, 마이크 밀스, 피터 벅 3인 체제로 올해까지 활동했다. ‘칼리지 록(College Rock)’이라는 장르를 정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한 R.E.M은 얼터너티브 록과 인디 록의 태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81년 데뷔 싱글을 발표한 뒤 미국 록 음악 역사에서 명반으로 손꼽히는 데뷔작 를 1983년 내놓았고, 1987년 히트 싱글 ‘The One I Love’의 성공과 함께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섰다. 1990년대 전성기를 보낸 이들은 , , 등의 히트작들을 연달아 발표하며 거물급 밴드로 성장했다. 특히 대표곡 ‘Losing My Religion’이 수록된 으로는 1992년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3개 부문을 휩쓸었다. 2007년에는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인권문제, 환경문제 등 국내외의 사회·정치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높였던 R.E.M을 가리켜 LA타임스는 “미국 밴드 중 가장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진보적인 그룹 중 하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R.E.M의 마지막 앨범은 올해 발표한 15번째 스튜디오 앨범 다.

사진제공. 워너뮤직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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