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tvN 오후 11시
의 세 주인공이 누구를 닮았는지,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어떤 판타지에 기대고 있는 지는 명확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의 그녀들은 정말로 로맨스만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인영(조여정)과 친구들은 모두 일을 하는 척 하지만, 그들에게 일은 별 고민의 요소가 되지 못하고 호텔 혹은 쇼핑몰이라는 배경으로만 등장한다. 그래서 인영은 그 일터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게 설정된 두 남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에피소드를 만들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마치 방백처럼 극중 인물에게만 들리지 않는 소소한 자신의 감정을 모두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인물들은 연애를 할 때의 감정변화를 매 순간 더 자세히 묘사하면서 연애를 하며 벌어지는 모든 시시콜콜한 과정들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그게 곧 드라마가 된다.

그래서 에는 정말 로맨스만 있다. 다행이라면 그 로맨스가 달달한 판타지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드디어 성현(최진혁)과 제대로 된 연애를 시작한 인영은 속속들이 발견되는 그의 새로운 모습에 놀란다. 하지만 는 그렇게 달아 녹아버릴 것 같이 설레는 사랑을 시작하고도, 버릇처럼 10년 사귄 옛 남자친구 옆자리에 앉는 실수를 하는 것이 연애임을 보여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여기서 인영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삼은 형식은 감정을 설명함에 있어 아주 유용하게 작용한다. 이 드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적어도 인영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연(최여진)과 현주(최송현)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전형적이며, 심지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인영과 두 남자가 복잡한 연애사를 써가는 동안, 그의 친구들은 여전히 1회성 사건들 속에서 인영의 조언자로만 머무르고 있다. 이 캐릭터들 사이의 불균형에 필요한 건, 역시 제대로 된 관계와 이야기다. 로맨스는 사실, 이미 차고 넘친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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