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MBC 밤 11시 15분
언뜻 큰 연관이 없는 듯한 게스트들로부터 공통분모를 추출해 이야기를 끌어내는 재주는 의 최대 강점이다. 그런 점에서 김성은, 김지영, 박지윤, 윤손하를 묶은 ‘스키니맘’이라는 주제는 안전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애 최대의 사건을 체험한 게스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입덧에서부터 분만, 육아에 이르기까지 따로 운을 떼지 않아도 알아서 이야기에 살을 붙인 게스트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내 맘대로 랭킹 123’ 중에도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해냈다. 임신과 출산은 게스트들 사이에 강력한 유대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동시에, 셀카를 찍으면서 출산한 김성은부터 혼미한 와중에 화장실 청소를 해야 했던 김지영까지 지극히 개별적인 경험까지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키워드였던 셈이다.그러나 안전한 선택은 다시 말하면 무난한 선택이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게스트들에게 특화된 별도의 접근장치 없이 그저 이야기를 경청하기만 한 어제의 는 종종 대화의 구심력을 잃고 다소 산만하게 흩어졌다. 그럴 때마다 는 페이드 아웃으로 한 템포 쉬어 가거나, 유재석과 김원희의 적절한 개입으로 상황을 매듭지었다. 그러나 매 회 게스트에 맞춘 접근방식으로 포맷 실험을 계속하던 가 언제부턴가 기존의 포맷과 MC들의 역량에 기대어 자기 반복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섭외 단계에서부터 게스트 간의 상성을 치밀하게 고려하는 의 기획섭외는 여전히 건재하고, 유재석과 김원희의 진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도 어쩌랴. 원래 길바닥 차돌에 난 흠집보다 옥구슬에 난 티가 더 커 보이는 법이다.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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