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경찰청 내부의 스파이가 밝혀지고 그가 도주 직전 삭제한 증거는 신효정 전광판 동영상 원본이었음이 드러난다. 그렇게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신효정의 죽음을 잊지 않았던 이들이 끈질기게 사건을 추적한 뒤 실패를 거듭하고 되돌아온 원점은 그제야 새로운 진실을 보여준다. 사건 당시 전광판동영상에서 “조작의 흔적이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살해 용의자가 되었던 기영(소지섭)은 이제 진범과 똑같은 방법을 역이용하여 현민(엄기준)의 얼굴을 합성한 새로운 판본을 온라인에 공개한다. 더 이상 “어느 것이 원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게 된 세계에서, 이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의심과 재조사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가시적 표면과 이면의 세계의 불일치는 이 첫 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해온 것이었고,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간 14회에서 이 주제는 더욱 명확하게 그려진다. 시민들이 일제히 지켜보는 조경신 회장(명계남)의 자살 속보는 그 이면의 진실이 철저하게 편집된 뉴스이고, 기영이 공개한 전광판 동영상은 조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진실에 근접해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절정에 달한 것은 마침내 현민의 진짜 야심이 밝혀진 부분이다. 디도스 사건을 통해 백신 업계 최강자로 떠오른 세이프텍의 프로그램이 사실은 “백신을 가장한 해킹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현민은 그 “겉모습은 완벽한 백신이지만 안은 백팔십도 다른 범죄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뭘 생각하는지, 뭘 하려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어느덧 대중의 행동만이 아니라 의식의 지배까지 욕망하는 절대권력의 세계에서 진실은 기껏해야 “오작동” 혹은 “오류”를 통해 찰나의 흔적을 남길 뿐이다. 하지만 그 세계의 지배를 거스를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도 오직 거기에 있다. 그것이 의 남은 이야기가 찾아야 할 답일 것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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