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하 PiFan)의 스크린에는 선혈이 낭자할 것이고 살인마와 좀비, 사이코패스들이 객석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장르영화의 팬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과의 거리 또한 좁혀온 PiFan은 16번째 축제에도 재기발랄한 호스트들을 초대했다. 살인마도, 좀비도, 사이코패스도 등장하지 않지만 PiFan이 아니고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모이기만 해도 멋진 어벤져스? 98% 부족한 히어로 군단!
모든 히어로가 잘생기고 멋지고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것은 아니다. , , 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끔은 어리숙하고 못되기까지 한 2% 모자란 영웅들도 존재한다. PiFan에는 과연 이들을 히어로라고 칭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는 영웅들이 즐비하다. 2%가 아니라 98% 모자란 히어로들, 부천에서 히어로의 성격을 재정의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Death of a Superhero)
도날드는 다른 종류의 슈퍼히어로다. 현실에서는 병약하지만 펜과 잉크로 만들어내는 암흑세계의 천하무적 슈퍼히어로는 그의 또 다른 재능이다. 패배도 사랑도 하지 않는 도날드의 만화 속 히어로와는 달리 현실의 도날드는 완전히 정반대다. 토마스 생스터와 앤디 서키스가 빚어내는 하모니가 감동을 선사한다.
(The Birth of a Hero)
건물 옥상에서는 숨 막히는 인질극이 벌어진다. 이때 동물원을 탈출한 살인토끼가 나타나 인질극은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진다. ‘부천초이스: 단편’ 부문의 상영작인 만큼 9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기존의 상업영화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젊은 상상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Atashinchi the Movie)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게 시작한 엄마의 하루,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예감 좋은 오후, 장을 보고 오는 길에 엄마는 번개를 맞고 초능력을 얻게 된다. 집안일에만 초능력을 쓰는 게 아까운 엄마는 변장을 하고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한다.

▲ 가장 PiFan다운 런던올림픽 전야제
PiFan이 런던올림픽을 위한 전야제를 준비했다. 런던에 가지 않아도 부천에서 스포츠 투혼을 불태울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영화 프로그램 중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는 스포츠 영화를 통해 런던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보는 건 어떨까. 스포츠는 인생의 축소판이자 드라마라고 하는데, 특히 영화에서 만나는 스포츠는 감동의 도가니인 경우가 많다. 또한 다양한 장르영화로 감동은 물론 흥분, 공포, 코믹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고 하니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중요 포인트.
(The Life and Times of Paul the Psychic Octopus)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유명 축구선수들보다 더 유명한 인사가 있었으니, 100%의 적중률로 승리팀을 맞춘 슈퍼스타 점쟁이 문어 파울이 바로 그 주인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의 명예시민이 되고 자신의 기념관까지 만들어지는 등 특별한 아이콘이 된 문어, 파울의 일생을 다채로운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통해 재구성하는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King Curling)
한때 유명한 컬링 선수였던 폴센은 강박증 진단을 받고 더 이상 경기에 뛸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러나 그를 키워준 코치 고든의 생명이 위독해지자 수술비 마련을 위해 다시 컬링의 세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데… 빙판 위에서 벌어지는 웃음과 감동의 스토리. 2011년 노르웨이 최고 흥행작. 2012년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상영작.

(Diablo)
잘나가는 권투선수 마르코스는 시합 중에 날린 펀치 한 방에 라이벌 선수가 죽는 사고를 겪게 된다. 이로 인해 권투를 그만 두게 된 그는 실의에 빠져 지내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여자친구와 집안의 골칫거리인 사촌 우귀토가 동시에 그를 찾아온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하는데…▲ 솔로천국, 커플지옥! 솔로를 위한 영화들
PiFan에는 유독 혼자 하루에 3~4편씩 빡빡한 관람 스케줄을 짜고 혼자서 ‘영화 원정’을 오는 나홀로족이 많다. 하지만 올해 PiFan은 어쩌면 혼자 찾아 더 행복한 영화제가 되지 않을까. 연인이 없는 진짜 솔로여도, 연인이 있지만 혼자 온 잠깐 솔로 관객에게도 뜻깊은 의미를 전달할 영화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인물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하고, 상상 속의 연인 혹은 친구와 로맨스를 이루는 상상도 가능하다. 그 달콤한 망상에 빠지려면 지금, 부천으로 오는 솔로부대 전용 티켓을 예매하는 것이 좋다. 임자 있는 커플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솔로들만의 상상을 자극하는 영화들이다.

(Love Strikes!)
돈도 열정도 그리고 여자 친구도 없는 31살의 유키오. 외로움이 극에 달할 무렵 유키오의 ‘모테키’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 다. 네 명의 여자들 중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모테키’는 인기가 극에 달하는 시기! 나가사와 마사미 등 일본 여배우들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Super Virgin)
원준은 서른 살의 백수이자 숫총각이다. 직장 생활, 결혼, 연애 등 모든 것이 어려운 호구남 원준.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생명공학 박사가 그에게 생체실험 대상이 되기를 제안한다. 웃다가도 눈물이 나는 ‘숫호구남’ 원준의 성장기이자 가슴 절절한 SF 판타지.
(3,2,1…Frankie Go Boom)
감독 지망생 브루스는 동생 프랭키를 괴롭히고, 이를 영상에 담아 창피를 주곤 했다. 어느 날 첫눈에 반한 여자와의 하룻밤 이 브루스의 카메라에 찍히게 되고, 프랭키는 원치 않은 인터넷 스타가 된다. 의 론 펄먼, 의 크리스 노스의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기대하라.

글,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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