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TV조선 수-목 오후 8시 50분
6회에서 백호(유승호)의 시간은 2004년 겨울로 돌아간다. 당시 백호의 고민은 두 가지였다. 이슬(박은빈)의 첫 키스 상대에 대한 궁금증과 이제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공. 이는 곧 로맨스와 성장이라는 이 드라마의 두 가지 주제로 이어진다. 발랄한 연애에만 집중할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은 그 양 주제를 꽤 세심하고 균형 있게 조율한 성장로맨스다. 자꾸만 엇갈리는 연인이기 이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닫기도 전 서로에 대한 믿음이 먼저 쌓였던 소꿉친구 백호와 이슬의 관계는 청춘만화의 바이블인 의 히로와 히카리의 관계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으며, 둘의 치유와 성장을 자연스럽게 엮어낸 6회의 에피소드는 그것을 정말로 증명해낸다.

백호는 여름의 사구 사건 트라우마로 공을 던지지 못해 괴로워하고, 이슬은 그런 백호 때문에 가슴 아파한다. 위기의 마운드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슬의 할아버지는 그들의 아픔을 꿰뚫어보며, 꿈도 사랑도 바로 지금 이 순간 직면하지 않으면 후회로 평생을 괴로워한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결국 타자로 들어선 이슬과 포수자리에 앉은 할아버지 앞에서 다시 던지게 된 백호의 공은, 그 끝없는 신뢰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합작해낸 멋진 스트라이크였다. 그리고 백호는 그 다음해 여름이 오기 전 먼저 찾아왔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기억해내고, 바로 지금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슬과 함께 달리며 깨닫는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후회로 가득 찬 내 가슴에 사무쳤다. 이슬인 언제나 내 곁에 있었고 가까이 있는 게 공기처럼 당연했다. 고백 같은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마지막 신의 “진짜” 첫 키스는 그 깨달음으로 인한 한 뼘의 성장에 대한 진심어린 청춘의 화답이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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