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시간, 시완(時完)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이다. MBC 의 어린 허염으로 연기 데뷔, 20%의 시청률, 그리고 쏟아진 스포트라이트.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지 2년 만에 시완이란 이름을 알렸던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마성의 선비’ 허염은 출중한 외모로 눈을 사로잡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동생 연우(김유정)에게는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세자 이훤(여진구)에게 수수께끼를 내며 배움의 자세를 말할 때만큼은 단호하다. 맑은 소년의 얼굴이지만 성인의 인품을 가진 완벽한 캐릭터. 특히 올곧은 성품의 허염은 시완과 닮았다. 웃을 때 선비처럼 ‘허허허허’ 소리를 내서 웃거나, 좀처럼 억양이 세지지 않는 단정한 말투가 그렇다. 학창시절에는 “대학 가면 원하는 걸 다 누릴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국립대에 입학했고,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한 길을 가르쳐주면 그 길밖에 몰랐던” 우직한 소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공부가 가장 쉬웠던’ 모범생은 아니다. “공부는 빨리 그만두기 위해 열심히 했던 것”이라 말하는 시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과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이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고 싶지 않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었던 자유는 그에게 큰 감흥이 되지 못했고, “대기업에 취직한다고 해서 나만의 특별함을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무턱대고 나간 지역 가요제에서 곧바로 현재 소속사에 캐스팅 됐을 때, 미련 없이 학교를 그만 둘 수 있었던 것은 가수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예계는 좋은 과정이 언제나 최고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스물셋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제국의 아이들이 뚜렷한 방점을 찍지 못하면서 점점 불안했다. 그러나 기다렸고, 을 만났다. 그래서 시완은 당장의 결과에 들떠서 해 보고 싶은 역할을 꿈꾸기보단 “지금은 모자란 부분을 가다듬는 게 우선”이라 말한다. 그래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지금보다 더 완벽한 시간이 오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그는, 임시완이다.


My name is 임시완. 때 시(時)에 완전할 완(完)을 쓴다. 한마디로 타이밍이 좋다는 의미다. 원래는 임웅재였다. 그 이름이 더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머니 말씀이 철학관에서 그 이름과 내가 맞지 않다고 했다더라. 이름 바꾸고 나서 가수도 됐고, 배우도 해봤으니 시완이란 이름 덕은 아닐까?
1988년 12월 1일에 태어났다.
부산 사투리를 고쳤다. 서울에 올라와서 연습생 되자마자 굉장히 빨리 고친 편이었다. 신기한건 내가 사투리를 고쳤다는 걸 서울사람들이 들으면 전혀 모르는데 부산사람들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하긴. 당장 부산 내려가거나 엄마, 아빠랑 통화하면 바로 부산 사투리가 나온다.
이훤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장면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가장 애착이 갔다. 대본으로만 봤을 때도 강단 있는 허염의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반면에 가장 힘든 부분은 상대역에 맞춰 말투나 캐릭터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말투는 딱딱한데 연우에게 상냥하게 대한다거나 하는 건 잘 조절하지 못해 감독님이 많이 지도해 주셨다.
눈썹을 많이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촬영했을 때는 전혀 몰랐다. 감독님에게 “많이 움직인다”고 듣긴 했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방송을 보니까 내가 보기에도 정말 거슬리더라. 아무래도 망건을 써서 이마가 눌려있다 보니까 눈썹을 조금만 움직여도 티가 많이 났던 게 아닐까. 그건 고쳐야 될 부분인 것 같다.
여진구와는 아홉 살 차이가 난다. 괜히 나이 많은 내가 들어가서 민폐 끼치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친해지고 나니까 잘 지내게 됐다. 둘이 만나면 어제 무슨 촬영했는지, 코미디 프로그램이 뭐가 재밌었는지 정신없이 얘기한다. 그러다 가끔씩 나이차를 떠올리며 놀라곤 한다.
광희는 원래 질투가 많다. 만약에 연습생 때였으면 광희가 난리를 쳤을지 모른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보다 관심을 많이 받아 봤고, 좋은 위치에도 서 봐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것을 이해해 주는 편이다.
동준이와 광희가 잘 됐을 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제국의 아이들이 가수로서 입지를 굳히지 못했을 때였으니까.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나이도 적지 않고, 군대도 가야 해서 마음이 불안한 상황에서 멤버들이 잘 되니까 오히려 그게 희망으로 보였다.
예능엔 소질이 없다. MBC 에 나가서 부산과 서울 옷 가게 점원을 비교했던 건 정말 며칠 전부터 밤잠 설쳐가며 철저히 준비해서 나간 결과다. SBS 나갔을 때도 심장이 쿵쾅거려 죽는 줄 알았다. 그나마 능글맞은 민호하고 같이 나가서 천만다행이었지. 노래나 춤처럼, 예능도 노력으로 한다.
고등학교 4학년 같은 대학교 1학년이었다. 그래도 할 건 다 해봤다. 거의 탈색 수준으로 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다 해봤고, 옷도 사러 다니고. 아, 공대 전용이라 말할 수 있는 강소주도 실컷 마셔봤다.
이승기 선배님이 처음 나왔을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교회장 출신이 가수를 하다니! 그 당시만 해도 가수나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해 선입견이 많았는데, 이승기 선배님은 그 선입견을 깨뜨렸다. 그 때부터 가수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됐다.
허당 같은 면이 있다. 우리 팀에서 생방송 실수로 일가견이 있을 정도다. 데뷔하자마자 신발이 벗겨져서 깔창이 튀어나온 적도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라도 깔창을 더 이상 숨길 수가 없다. 하하. 냉철하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데 허당끼는 아무래도 본성인 것 같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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