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KBS2 저녁 9시 20분
소년원을 나와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자퇴생 안바우(이준)는 의 세계 속에서도 이질적인 존재다. 평범한 한 낮, 교복을 입지 않은 염색한 머리의 소년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은 길바닥뿐이고, 바우는 모든 방향으로 열린 길 한복판에서마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멈추어 선다. 성적에 대한 강박과 그에서 비롯된 문제를 그려냈던 전작을 비롯해서, 청소년 드라마가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는 성적이든 이성교제의 문제이든 거의 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것에 머물러 있었다. 2회에서 각성제를 먹으며 등수에 집착하던 서율(지연)은 과거 비슷한 캐릭터보다 더 절박하고 우울하며 현실적인 모습이었지만, 담고 있는 고민은 이전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3회의 주인공이었던 바우는 그렇지 않다. 는 바우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고, 바우 역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정말로 가진 것 없이, 기댈 곳도 없이 맨 몸만으로 세상에 부딪혀야만 하는 바우의 존재는 가 지금까지 보아온 학원물이 아니라 진짜 청소년 드라마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효안의 죽음에 불륜이나 원조교제, 스토킹 같은 문제가 얽혀있고 선생님의 성추행이나, 미성년자의 임신 등 자극적이라고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있지만 는 그 소재들을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보고자 한다. 친구의 죽음을 추모하며 “Knocking on heaven`s door”를 부르는 의 특유의 분위기가 그저 그런 무겁고 추상적인 느낌으로만 남게 될지, 진짜 공감과 이해를 불러오는 드라마로서의 이야기가 될지 역시 그 시선의 눈높이를 어떻게 유지해 가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드라마와 닮은 현실을 살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을 같은 눈높이에서 불러줘야 할 이름을 가진 그 나이의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는 것. 가 걸어야 할 쉽지만 어려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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