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일 SBS 밤 10시
첫 회에서 늙은이를 밖에서 기다리게 만드냐며 며느리 민재(김해숙)에게 역정을 내던 시어머니(김용림)는 마지막 회에 와서는 민재에게 “한 평생 잘 보살펴 줄 테니 다음 생엔 내 각시 하라” 말한다. 태섭(송창의)은 “내가 고맙다는 말 했던가?”라고 묻고, 경수(이상우)는 “내가 사랑한단 말 했던가?”라고 답한다. SBS 의 마지막은 생각보다 소박하다. 이미 극 안에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차고 넘치게 그려낸 이 작품에 화려하고 거창한 결말이 필요하진 않으리라. 며느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연인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날들이 모여 인생이 되고,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다. 이 불확실한 낙관을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내 준 김수현 작가에게 63회를 무탈하게 완주해 주어 감사하단 말을 전한다.
토 MBC 저녁 7시 55분
“진행의 연성화는 있을지언정 콘텐츠의 연성화는 있을 수 없다.” MBC 보도국의 굳은 다짐에도, ‘LA갈비’라는 파괴적인 유머를 선보였던 최일구 앵커를 앞세운 포스터와 홍보 영상은 아무리 봐도 주말 예능을 강화하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한 시간 앞당겨진 주말 가 오늘부터 시작한다. 스스로도 시간대 이동의 당위성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내세운 카드는 콘텐츠의 강화다. 제작진은 최일구 앵커가 직접 사건의 현장으로 뛰어가 취재하는 ‘현장출동’과 입사 10년차 기자 8명의 심층보도 강화 등을 내세워 현장성 및 심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증명이다. 과연 주말 는 바뀐 시간대에 맞는 새로운 문법의 뉴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첫 방송 일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 10시
세계 166개국에서 동시에 방송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7부작 다큐멘터리 은 생존하기 위해 대이동을 감행하는 동물들의 여정을 3년간 7개 대륙을 돌며 담아낸 대작이다. 수려한 화면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작품이 동물을 단순히 볼 거리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동을 하며 겪는 고통에 공감하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동물들을 보고 ‘멋있다’ 라고 얘기하는 대신 ‘너에 대해 알아가고 있어’라고 얘기하는 상상”으로 버텨낸 3년의 대장정에는 배우 전광렬도 나레이터로 함께 했다. 첫 화에서는 케냐와 탄자니아를 횡단해 480km를 이동하는는 누, 평생 백만km가 넘는 대장정을 펼치는 향유고래, 매년 4세대에 걸쳐 4.828km을 이동하는 모나크 왕나비 등의 경이로운 모습이 소개된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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