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짜증납니까?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까? 목 건강에도 나쁘다고 생각합니까? 목소리만 크다고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히틀러의 콧수염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히틀러나 혹은 찰리 채플린의 사진에만 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는 이런 분들을 위해 ‘사리 판단력을 회복하기 위한 재결집’ (Rally to Restore Sanity)을 실시합니다.” 케이블채널 코미디 센트럴의 ‘가짜 뉴스’ 의 진행자이자 코미디언인 존 스튜어트는 10월 30일 워싱턴 DC의 내셔널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는 오랫동안 정치가들은 물론 이를 보도하는 미디어의 편파적이거나 가식적 태도, 무지함 등을 정곡으로 찌르는 풍자성 코미디 뉴스다. 이 프로그램의 선풍적인 인기 때문에, 극우파 미디어 전문가들의 뉴스 프로그램을 풍자한 도 생겨났다. 는 스핀오프 시리즈로 에 ‘가짜 기자’로 출연했던 스티븐 콜베르가 진행한다.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을 위한 집회”
그렇다면, 왜 풍자 뉴스쇼를 진행하며 아웃사이더 역할을 맡았던 존 스튜어트가 살얼음판 같은 정치판과 미디어 전문가들의 대열에 뛰어든 것일까. 물론 여기에는 뒷배경이 있다. 지난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연설을 한지 47주년 되는 날, 폭스 뉴스 채널의 을 진행하는 극우파 진행자 글렌 벡이 워싱턴 DC에서 ‘명예 회복 재결집’ (Restoring Honor Rally)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또 그의 집회에 반대하는 흑인 인권보호운동가 앨 셰프턴 목사가 인근에서 같은 시간 집회를 열었다. 이는 현재 미국 정치판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행사였다.존 스튜어트는 집회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행사는 미국 시민의 70-80%를 차지하는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집회에서는 극단적인 문구를 담은 푯말 보다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지만 당신을 히틀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라든지, “마리화나를 합법화 시키자” 등의 문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리 판단력을 회복하기 위한 재결집’은 단순히 코미디언이 벌이는 ‘쇼’라고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극단적인 이면만 부각되는 현재 미국 미디어의 보도와 달리 이들과 의견은 다르지만 생업 때문에 집회에 참여할 엄두를 못내는 ‘침묵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의 홍보 일환으로 에는 10월 2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특별 출연한다. 오는 11월 2일에 있는 선거에 민주당원들의 당선을 홍보하기 위해 현재 미디어 투어를 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존 스튜어트가 준비 중이 집회의 홍보도 도와줄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대해 일부 미디어에서는 “미디어의 편파적인 보도를 반대한다더니, 자신이 이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싶어 한다”거나 “코미디언이면 코미디나 하지 무슨 정치적인 집회냐”는 비난을 하고 있다. 한편 의 콜베르는 존 스튜어트가 개최하는 집회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공포를 계속 존속시키기 위한 행진’ (March to Keep Fear Alive)을 실시한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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