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전직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재활의학과 전문의, 現 태릉선수촌 의무실장.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와 노민국 교수 등을 배출한 명문 의대 존스홉킨스 출신이다.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 다니며 다리를 저는 이유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를 당했어요. CIA 폭탄제거반으로 활동했거든요”라 설명하지만 곧이 곧대로 믿는 순간 바보 된다. “유머감각 없단 말 많이 들으시죠. 농담인데 굉장히 진지하게 반응하셔서요.” 사실은 선수 시절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하지마비 판정을 받아 여자친구였던 희영도 떠났던 과거가 있다.

취미는 진지한 사람 놀려먹기, 특기는 그런 사람 민망하게 만들기. 존스홉킨스에서 태릉선수촌으로 옮긴 이유는 “연봉이 열 배 이상 많아서요”라지만 놀라서 확인하면 바로 “그럴 리가요”라며 김 빼는 성격. 구직 면접 보러 온 의사가 “제가 치료했던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그건 정말 너무나 보람된 일일 것 같습니다”라는 소박한 포부를 밝히면 “만약 그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그건 굉장히 보람되지 않은 일이 되겠군?”이라 반문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몰아넣는 식이다. 호의도 곱게는 베풀지 않아 모처럼 요쿠르트를 줄 때도 “절반 먹고 절반은 얼굴에 바르든지, 잠 못 잔 거 티나. 푸석해”라는 구박을 동반하고, 여후배더러 “옷 갈아입을 거니까 잠깐 있어요. 훔쳐 볼 생각 하지 말고.”라 뜨악스럽게 만든 뒤 “존스홉킨스에선 이런 유머가 잘 통했는데”라며 정색할 타이밍도 놓치게 만든다. “난 꽤 재능 있는 의사지만”, “난 꽤 능력 있는 의사지만” 따위 단서를 꼭 붙여 말하며 밥 같이 먹자는 말도 “한 턱 쏠 수 있는 영광을 줄 수도 있는데”라고 돌려 할 만큼 곧 죽어도 쿨한 척이다. 한 마디로 상사면 피곤한 타입, 남자친구면 속 터지는 타입, 옛 남자친구면 난감한 타입, 주치의면…고마운 타입.

갈래 : 동문은 하우스, 속쓰림엔 엄포스, 잘난 척은 익스큐즈 [1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도욱의 태도를 가장 적절하게 해석한 것은?

정아 : (도욱의 뒷모습 보며 옆 사람에게 낮게) 근데… 다리는 왜 저런 걸까요?
도욱 : (멈춰서 돌아보는) 전 뒤에서 얘기하는 거 안 좋아합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세요.
정아 : (큰 소리로, 해맑게) 다리 왜 그러신 거예요?
도욱 : 난 피정아씨가 진료를 앞두고 왜 그렇게 지독한 향수를 뿌렸는지 궁금하지만 묻지 않을 겁니다. 왜냐, 그런 걸 물어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니까요.

1) 도욱은 정아에게 화를 냈다.
2) 도욱은 정아에게 질문을 했다.
3) 도욱은 정아에게 엿을 먹였다.
4) 도욱은 정아에게 관심을 표했다.
5) 도욱은 정아에게 답을 알려주었다. [2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병명으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연우 : 채은석 선수 주치의 따로 있어서,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도욱 : 그랬지. 오늘 아침까진.
연우 : 혹시 마음을 바꾸신 게…강희영 코치님 때문인가요?
도욱 : 김연우 선생, 나 좋아하나?
연우 : 네?
도욱 : 그 질문은 마치, 날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여잘 질투하는 말처럼 들렸어.
연우 : !
도욱 : 잘못 들은 거겠지? 하긴, 내가 ( ) 증세가 좀 심하긴 해.
연우 : …

1) 자뻑
2) 이명
3) 난청
4) 구획증후군
5) 바이코딘 중독 [3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이어질 도욱의 대사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도욱 : 향이 좋은데요? 이 차, 저 주시죠.
본부장 : 에?
도욱 : 감잎차죠? 이거 탈모에 안 좋을 겁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 빠지죠.
(시간 경과 후)
도욱 : (차를 건네는) 마셔봐. 맛이 괜찮아.
연우 : 탈모 걱정은 안 하시나 봐요?
도욱 : 아! 난 감잎차 효능 같은 거 몰라. ( )

1) 그리고 지금 이건 우롱차야.
2) 하지만 난 꽤 머리숱 많은 의사거든.
3) 본부장이 맘에 안 들어서 해본 소리야.
4) 맛있는데 그냥 달라면 안 줄 것 같았거든.
5) 존스홉킨스에선 아무도 그런 걸 안 마시거든.* 지난 문제 정답

1점 문제 – 4) 어허이, 임금도 못 고치는 병이 사색당파일세.
2점 문제 – 3) 춘화
3점 문제 – 누구 맘대로? 나 구용하다. 누구 사람이 되는 짓 따윈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다수의 지지를 얻은 “미안하네. 나에겐 걸오가 있다네”는 2.5점 인정)

[실전! 안 생겨도 정신승리 할 수 있는 말하기 전략]* 고백했는데 거절당할 분위기면
너무 감동 먹을 필욘 없어. 사지선다 문제인데 네 개 중에 정답이 없다고 하나도 안 찍을 순 없잖아? 그래서 제일 만만해 보이는 걸 찍은 거니까. * 또 고백했는데 남자친구 있다고 거절당하면
나라면 그 찌질이보다 백만 배쯤은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 다시 한 번 고백했는데 그냥 필요 없다고 거절당하면
훗, 존스홉킨스에선 이런 조크가 잘 통했는데 한국은 역시 좀 이른가.

글. 최지은 five@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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