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드라마 (이하 )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의 얼굴엔 자신감과 성취감이 묻어났다. 강도 높은 해외 로케이션과 고난이도의 액션 장면들을 소화해 낸 배우들이니 그럴 만도 하다. 는 의 곽정환 감독과 천성일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란 점뿐만 아니라 정지훈, 이나영, 다니엘 헤니를 포함한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제작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배우들의 대화를 정리해서 옮긴다.
“ 같은 작품을 찾았다”
작가가 처음부터 정지훈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더라. 지우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뭔가?
정지훈: 를 열심히 봤다. 너무 좋아서 저런 작품 어디 없나 찾다가 천성일 작가를 만나 의기투합했다. 지우는 굉장히 새로운 캐릭터다. 작가님과 이야기할 때도 기존에 없던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는 논의를 했다. 어떤 면에선 진지하지만, 마음에 드는 여자나 물질적인 대가 앞에선 꾸준히 목표지향적으로 사는 캐릭터다. KBS와 함께 하는 4번째 드라마인데, 이번 작품 예감이 어떤가?
정지훈: 굉장히 느낌이 좋다. 감독님이 심리적 부담에 토정비결을 봤다는데, (좌중 웃음) 올해는 정 씨한테 도움을 받는다더라. 그래서 내가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이나영은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파워풀한 이미지다. 액션 분량도 많고.
이나영: 진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큰 아픔을 안고 있음에도 슬픔에 안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다. 액션은 전부터 욕심을 냈던 장르라서, 평소 운동을 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들 하는 것처럼 촬영 전에 액션 스쿨에서 훈련도 받았고. 특히 여자들 특유의 자잘한 동작을 빼려고 노력했다. 액션이 미숙한 탓인지 함께 연기하는 액션배우 분들이 더 고생이다. 어떤 분은 눈썹이 찢어져서 그 이후로 계속 나를 피하는 것 같다.
곽정환 감독: 우리나라 여배우뿐 아니라 외국의 유명한 여배우들도 다 어느 정도의 대역은 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작품엔 대역을 안 썼으면 했다. 대역 없이 이 정도 액션을 소화해 낸 여배우는 이나영이 처음이 아닐까? 해외에서도 여배우가 이 정도로 액션을 소화한 사례가 드물 것이다. 정말 감탄했다.
“남자배우들이 극과 극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액션신이 제일 많았을 정지훈과 이정진은 어땠나?
정지훈: 을 찍을 때 1년 간 액션에만 매달렸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아니었다. 다만 이정진과는 쫓고 쫓기는 관계이기 때문에 평생 달릴 걸 다 달린 것 같다. ‘이게 되겠어?’ 싶은 액션을 소화해내고 나면, 감독님이 아무 말도 없이 더 힘든 액션을 준비하시더라. 어제도 이정진과 함께 3미터짜리 담을 넘었다.
이정진: 초반엔 대사보다 뛰는 게 더 많더라. 정지훈을 뒤에서 쫓는 역할인 탓에 늘 10~15미터 가량 더 뛰게 된다. 여자 배우들과 로맨스가 있어야 하는데 늘 정지훈 뒤만 쫓다 보니 정지훈의 뒤태가 가장 인상에 남더라. 올해 정지훈의 뒤태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이 아닐까. 이나영은 극중 정지훈과 다니엘 헤니 사이에서 로맨스가 있는데, 본인이라면 누구를 택하겠는가?
이나영: 극중 캐릭터로 설명하자면 (양 쪽에서 두 남자가 강압적인 눈빛을 보내며 어깨동무를 걸친다) 둘 다 극과 극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마 드라마를 보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곽정환 감독: (슬쩍 끼어들며) 만약 극중 인물이 아닌 실제 정지훈과 다니엘 헤니라면?
이나영: 노코멘트로 하겠다.
다니엘 헤니: 실망이다. (좌중 웃음)
다니엘 헤니가 맡은 배역 카이는 어떤 남자인가? 본인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다니엘 헤니: 사랑하는 여자를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역할이다. 굉장히 로맨틱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이다. 한국 남자들처럼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고. 카이는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모두를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카이의 그런 점을 존중한다. 비슷한 점이라면 스마트하다는 거? (웃음) 그는 좋은 쪽으로 욕심이 많다. 자기 일에 있어서는 전문적이고. 그런 점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5년 정도 연기를 해 왔다. 남자로서, 또 배우로서 앞으로 5년 후엔 어떤 모습일까?
다니엘 헤니: 아직 성숙한 남자는 아니다. (웃음) 때는 연기가 미흡했으니 그렇게 좋은 배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좋은 작품들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중이고, 이번 드라마 또한 더 성장할 수 있는 배역이다.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나다 보면 5년, 10년 뒤엔 좀 더 성숙한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한 회라도 놓치면 이해가 어려운 드라마”
우에하라 타카코와 타케나카 나오토는 한국 드라마 현장이 낯설었을 텐데 어땠나?
우에하라 타카코: 일본 톱 가수 키에코 역을 하고 있는데, SPEED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어서 몰입은 쉬웠다. 한국의 대단한 드라마 팀과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다. 힘든 점이라면 역시 언어의 벽이 가장 컸다. 하지만 감독님의 열정이 말이 아닌 마음으로 전해져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타케나카 나오토: 곽정환 감독에게서 뜨거운 열기를 받아 출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매일 매일이 즐거웠다. 파워풀한 감독님 덕분에 즐거운 현장이었고, 성동일과 함께 한 촬영도 행복했다.
공형진은 에 이어서 연달아 작품을 하고 있는데, 이번 작품은 어떤가?
공형진: 우리 드라마는 비밀이 많다. 나도 아직 내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정확히 다 알진 못 한다. 모든 인물들이 다 중요해서 한 회라도 놓치면 이해가 어려울 정도로 디테일한 드라마다. 극이 진행되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나도 기대 중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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