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EBS 저녁 7시 30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문제집을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그것도 어린이판 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은 꽤 흥미로운 사이언스 드라마다. 이야기의 발단은 늘 금기에서 출발하는 법. 주인공 김밀은 타임머신을 개발하는 과학자인 할아버지의 연구실을 몰래 들여다보다가 섬광을 맞으면서 12시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 능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벌어질 위험천만한 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과학과 관련된 상식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형식을 띤다. 오늘 2회에서는 미래의 화재 현장을 막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담아내면서 ‘불이 붙는 원리’에 대해 탐구해본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자녀와 함께 시청하는 것도 좋겠다. MBC드라마넷 의 정윤정, 양진아 작가와 EBS 연출진들의 합작품.
인디필름 밤 9시 40분
로맨스 영화의 해피엔딩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괜히 ‘저건 비현실적이야’라며 질투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비록 는 그런 흐뭇함도 질투도 없는, 용기 없는 남자의 밋밋한 짝사랑 이야기지만,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그것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이 오히려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는 말이기도 하다. 준호(양익준)는 몇 년 동안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 성희(신윤주)에게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해보고, 결국 만난 지 며칠 만에 고백하는 선배 석호(홍승일)에게 뺏기고 만다. 자신에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이 작품에서 양익준은 연출, 시나리오 그리고 배우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4회 MBC 밤 9시 55분
백승조(김현중)와 오하니(정소민)가 주인공임에도 아직까지 그들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았다. 황인뢰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 경상도 사투리를 심하게 구사하는 준구(이태성)나 원작 만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귀여운 승조 엄마(정혜영)가 더 도드라져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승조와 하니가 책상에서 함께 잠든 사진이 전교에 퍼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두 사람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모든 친구들은 두 사람의 동거에 대해 캐묻기 시작할 것이고, 안 그래도 티격태격하던 둘의 관계는 더욱 나빠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과연, 오늘 친구들과 함께 한 바닷가 여행은 두 사람에게 어떤 기회로 작용할까. 화해일까 아니면 싸움일까.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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