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로서는 무리이다 싶을 정도의 규모와 우승자에 대한 특전, 그리고 캐릭터의 서사를 살리는 감각적인 편집 등 Mnet 시즌 1의 성공 요인은 하나로 꼽기 어렵다. 하지만 이미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었던 서바이벌 오디션과 를 구별 지은 가장 큰 요소는, 그리고 시청자의 눈을 그 경쟁에 붙잡아 놓은 주체는 풍부한 재능과 독특한 서사를 가진 참가자들이었다. 그리고 시즌 2는 더 커진 규모만큼이나 시즌 1보다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켰고, 몇 몇 참가자들은 아직 본선 진출이 결정되기도 전에 팬과 안티를 공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독특한 캐릭터는 과연 넥스트 슈퍼스타가 되는 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음은 본선 진출을 앞두고 아직 떨어지진 않은 참가자들 중 주목할 만한 몇몇을 골라 그들이 TOP 10에 오른 것을 가정해 제시하는 맞춤형 솔루션이다.

강승윤, 부산 사나이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아라
사실 강승윤 씨에 대한 장단점 분석과 솔루션은 이미 지역 예선 때 다 나왔어요. 윤종신 씨가 얘기한 것처럼 어리고 조금은 곱상한 외모와 달리 허스키한 로커의 목소리가 나는 거 분명 매력적이에요. 굳이 보컬의 느낌이 유사한 스타일을 찾자면 시즌 5의 크리스 도트리나 시즌 1의 정선국 씨 정도가 있을 텐데 어떤 희소성이라는 느낌에 있어서는 강승윤 씨가 오히려 더 앞서는 느낌이에요. 슈퍼위크 때 윤종신 씨가 강승윤 씨의 TOP 10을 자신하고, 위기의 순간마다 박진영 씨를 비롯한 여러 심사위원들이 스타성, 발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계속 믿고 뽑아줬던 건 그래서일 거고요. 하지만 그건 다른 말로 슈퍼위크부터의 강승윤 씨는 기대했던 것만큼을 아직 가시적으로 보여주진 못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역 예선에서 윤종신 씨가 그랬죠. 편하게 부르는 노래라는 느낌인데 슈퍼위크부터는 다른 느낌의 곡들을 불러 보라고. 솔직히 강승윤 씨는 자유 주제로 맡기면 강산에, 윤도현, 안치환 세 명 노래만 번갈아가며 부를 거 같아요. 자기에게 맞는 곡들을 골라 편하게 부르는 건 좋지만, 계속 이런 모습이면 자칫 안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 목소리 짱짱하던 크리스 도트리도 계속 자기 스타일의 곡만 부르다가 사이먼 코웰에게 지루하다는 평가 받았던 거,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라요. 무대 아래에서 종종 보여주던 부산 싸나이의 과감함을 무대 위의 과감함으로 보여주면 좋겠어요.
김그림, 압도적 실력을 쌓아라
일단… 김그림 씨 지금 완전 비호감으로 찍힌 건 알고 계시죠? 자기가 팀원 뽑아놓고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기 혼자 다른 팀으로 홀랑 넘어가 버린 거, 김보경 씨랑 라이벌 미션 준비하면서 파트 계속 바꾼 건 호불호를 떠나서 우선 의욕과 근성이라고 생각할게요. 그러고서 심사위원 앞에서는 팀워크에 신경 쓴 것처럼 보이려 한 거, 말과 행동이 조금 일치 안 하는 거, 그것까지도 TOP 10에 오르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해볼게요.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은 그 전략이 먹혔다는 증거일 거고요.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모든 출연자가 존 박이랑 허각 같은 성격이면 난감했을 거예요. 그런 면에서 김그림 씨 같은 캐릭터가 필요했던 건 분명하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장점으로 작용했던 게, 본선부터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돼요. 사실 라이벌 미션 때 부른 ‘Beacause of You’는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도 왠지 김보경 씨한테 더 정이 갔던 거, 그리고 그런 부분이 본선에서의 전화 투표에서 당락을 가를 수 있어요. 지금 김그림 씨에게 필요한 건, 호불호를 넘어선 압도적 실력이나 호감형 캐릭터로의 전환이에요. 노력할 수 있죠? 단, 호감형 캐릭터 되겠다고 다른 출연자들이랑 잘 어울리는 건 좋은데 존 박 근처에 너무 붙어 있으면 이미지 전환에 별로 도움 안 될 거예요.
김지수, 자신에게 맞는 세련된 스타일을 만들어라
아마 지역 예선과 슈퍼위크에서 노래 실력에 있어 심사위원들에게 또 시청자들에게 단 한 번도 의심을 받지 않은 건 허각 씨랑 김지수 씨밖에 없을 거예요. 또 조금은 굳고 긴장한 느낌의 허각 씨와는 달리 김지수 씨는 항상 리듬을 넘나들며 편하고 즐겁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TOP 10을 기대할 수 있었고요. 김지수 씨에게서 시즌 1의 조문근 씨가 오버랩되는 건 그래서일 거예요. 하지만 그 조문근 씨의 핸디캡을 김지수 씨 역시 가지고 있다는 거 잘 아시죠? 심사위원들끼리 농담을 나누기도 했지만 조문근 씨가 조금만 더 비주얼이 좋았으면 시즌 1의 우승자가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건 공공연한 이야기잖아요. 물론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비주얼에서 그토록 탁월한 목소리와 리듬 감각을 보여줬기 때문에 제주도 지역 예선의 임팩트가 더 컸던 건 사실이에요. 편집이나 이런 걸 볼 때 제작진이 김지수 씨에게서 한국의 폴 포츠를 기대한 것도 짐작하겠고요.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이미 시즌 1에서 본선 진출자들이 얼마나 외형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서 왔는지 봤던 만큼 김지수 씨 역시 본선 첫 무대에서부터 비주얼적으로 조금 놀라게 해줄 필요가 있어요. 노래에선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성장할 여지는 오히려 외형적인 면에 있기도 하고요. 꼭 좋은 스타일리스트 만나 본인에게 어울리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찾길 바랄게요.
션 리, 무대 퍼포먼스에 집중하라
션 리 씨는 조금 억울할지도 모르겠어요. 성격도 붙임성 있고, 외모도 준수하고, 유머 감각을 보면 귀엽기도 해요.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그 모든 지분을 존 박 씨가 거의 다 가져가버렸네요. 션 리 씨가 극찬했던 김소정 씨도 존 박이 좋다고 그러고. 아, 그렇다고 무리수 두려고 하지 마세요. LA 예선이나 슈퍼위크 첫 무대에서의 자기소개는 좋았지만 너무 ‘깝’ 캐릭터로 밀고 나갈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본선에 오른 이상 존 박 씨와 변별되어야 하는 건 무대 스타일이니까요. 괜히 남 신경 쓰다가 자기가 흔들리면 손해입니다. 그리고 션 리 씨는 확실히 스타일이 존 박 씨랑은 많이 다르잖아요. 게다가 같은 래퍼 타입의 노승민 씨가 떨어진 상황에서 션 리 씨가 집중해야 할 건 무대에서의 퍼포먼스인 것 같아요. 그 부분에서 가장 많은 성장이 가능할 거 같기도 하고요. 사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이번 본선에서 외형적으로 가장 많은 발전을 기대하는 건 강승윤 씨랑 션 리 씨일 텐데요, 유머러스한 축구 심판 복장 대신 본인의 깨끗한 외모에 어울리는 패션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래퍼로서 리듬을 타는 퍼포먼스 등을 보여준다면 본선까지의 기다림을 역전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김소정 씨의 마음을,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존 박으로부터 돌려놓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여주세요.
장재인, 기복을 줄이고 안정감을 유지하라
아마 이번 슈퍼위크을 비롯해 예선에서 가장 심한 기복의 롤러코스터를 탄 건 장재인 씨일 거예요. 임팩트 있었던 지역 예선에서의 모습과 힘들었던 학창 시절, 그리고 그걸 음악으로 극복한 과거사 덕분에 존 박과 함께 가장 빨리 시청자와 네티즌들에게 자신을 알렸지만, 동시에 일본 가수 유이의 캐릭터를 표절했다는 비아냥거림도 감수해야 했죠. 장재인 씨가 TOP 10에 속할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았던 건 그래서일 거고요. 그렇게 기대 심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조금은 간당간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라이벌 미션에서는 모두가 TOP 10이 될 거라 예상한 김지수 씨와 함께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속으로 힘들었겠어요. 그런데도 무너지지 않고 ‘신데렐라’ 무대를 완벽하게 만든 거, 인정할 만해요. 그래서 장재인 씨를 보는 이들도 왠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에요. 안전바가 덜그럭거리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 아마 제작진이 장재인 씨를 통해 노린 효과도 그런 것이겠죠. 그러니 예고에서 떡하니 장재인 씨가 떨어졌노라 공개하며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시청자가 가슴을 졸이게 보게 했겠죠. 그래서 어쩌면 본선에서 정말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며 강한 신뢰를 심어줘야 하는 건 김그림 씨보다 장재인 씨일지도 몰라요. 안전바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건 분명 나름의 스릴이 있는 일이지만 이제부턴 떨어지면 다시 탈 기회가 없다는 거, 잘 아시죠?
존 박, 가끔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라
강승윤 씨도 말한 거지만 존 박 씨는 너무 완성도가 높아요.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떤 곡이든 자신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재구성하기 때문에 적어도 그 무대 자체에서는 별 다른 흠을 발견할 수가 없어요. 무대 바깥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출신 스타인데도 모두에게 허물없이 대하고, 단체 미션 때 팀 분위기 다잡는 모습 참 보기 좋아요. 심지어 탈락했을 때,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까지 어느 하나 흐트러진 게 없어요.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너무’ 완성도가 높아요. 한국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존 박 씨를 위해 설명하자면 ‘너무’라는 말에는 지나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어요. 조금 부정적인 의미죠. 지금 정말 너무 잘해주고 있고 TOP 10까지 승승장구하고 있고 많은 시청자들이 호감을 가지고 보고 있지만 이래서는 지난 우승자 서인국 씨처럼 어떤 성장의 서사를 보여주기 어렵다고요. 그런 면에서 본선 초반에 조금 흐트러진 모습 보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가령 영혼의 짝 허각 씨의 재능이 부러워 정신적으로 흔들리거나 무대에서 무리수를 두는 그런 모습이요. 걱정 말아요. 존 박 씨는 쌓아놓은 이미지가 있어서 본선 초반이라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줘도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다시 본인의 컨디션과 자신감을 찾는 서사를 보여주면 완성도 너머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허각, 우승을 향한 열정을 드러내라
만약에 지금 이 자리에서 존 박 씨와 허각 씨 둘 중 한 명만 다음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니, 뭘 고민해요. 당연히 본인이 오르겠다고 말해야지! 허각 씨, 여기에 우승하러 나오신 거잖아요. 물론 허각 씨의 그런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아주 몸속 깊숙이 배어있어서 변하기 어렵고, 그게 무척 매력적이라는 건 알아요. 지금 TOP 10에 오른 건 절대적으로 박진영 씨가 “소름 돋는다”고 평했던 그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뛰어난 리듬 감각 때문이지만 그 선한 모습 덕에 별다른 감점 사유가 없었던 것도 분명 중요한 요소예요.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호감은 앞으로 본선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의 투표를 부를 거고요. 하지만 어쨌든 이 자리는 대한민국을 빛낼 슈퍼스타를 뽑는 자리고, 어느 순간 상대방을 누르고 스스로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우승할 수 있어요. 물론 지금 와서 갑자기 나쁜 남자가 되어서 존 박이랑 대립 구도 만들라는 건 아니에요. 그런 건 결코 본선의 길고 긴 레이스에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요. 다만 그토록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심성의 소유자이면서도 우승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해요. 적어도 마지막 TOP 2에 남았을 때 시청자가 ‘허각은 떨어져도 많이 슬퍼하진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진 않게 해야죠.

글. 위근우 eight@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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