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에서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그 때 멤버들 반응이 정말 안 좋던데요. 그건 모니터하지 그랬어요. (웃음)
종현 : 정말 짜증나긴 했어요. (웃음)
민호 : 그게 사실 멤버들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작가님이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꼭 윙크를 해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아, 저는 못 하겠다” 그랬더니 PD님이 부탁하신 거라고, 꼭 해야 한다고 해서 “꼭 해야 되나요?”라고 했더니 다시 한 번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렇게까지 부탁하시는데 안할 수 없고, 멤버들한테 알리자니 멤버들이 “뭐, 하지마! 하지마!” 이럴 거 같고. (웃음) 결국 했는데 멤버들이 저한테 워낙 안 좋은 반응을 보여서 작가님이 시켰다고 하는데도 안 믿고 그냥 가 버리더라구요. (웃음)
키 : 안 시킬 때도 많이 했잖아. (웃음)

“샤이니의 색깔은 컨템퍼러리”

멤버들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는군요. (웃음)
종현 : 사실 민호 군이 잘 생겨서 방송에서 계속 그런 걸 시켜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우리가 인정하면 분위기가 너무 어색하고 재미없어지니까 더 그런 것도 있어요. 장난이죠. 하지만 그건 실수였어. (웃음)
민호 : 역시 이런 질타가. (웃음)
온유 : 질타라기보단 질투죠. 워낙 잘 생겼으니까.
민호 : 이렇게 말하고 또 공격하고. 병 주고 약주고.
종현 : 그게 어디에요. 병만 주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웃음)

이런 식으로 같이 활동하고 생활하면서 샤이니만의 스타일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지금 샤이니의 색깔은 뭐라고 생각해요?
종현 : 매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컨템퍼러리가 아닐까 싶어요. 각자의 색깔도 있겠지만, 샤이니란 팀 안에 있을 때 가장 표현해야 되는 건 그거 같아요. 컨템퍼러리인데 점점 더 넓어지는 거 아닌가요? 이번 앨범은 샤이니가 퍼포먼스를 한다, 발라드를 한다 이런 느낌이기보다는 작곡가들이 곡을 던져주면 (웃음) 그걸 다 샤이니식으로 화음 넣고 춤추면서 만든 앨범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종현 : 원래 맨 처음부터 지향했던 방향이 그거니까요.
온유 : 다 해 이제. 안 하는 게 없어. (웃음) 이번 앨범을 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의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했는데, 그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앨범 수록곡을 여러 개 부르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을 각자 했는데 그 때 점점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음악프로그램 를 말하는 거죠? MR이 아니라 밴드 연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던.
종현 : 네. 그 공연이 재밌었어요. 공연 전날부터 연습을 계속 하면서 밴드하고 호흡을 맞췄거든요.
온유 : 맞춰 가면서 의견도 내 보고, 이렇게 하는 건 어떠냐 말씀도 해 주시고. 그게 앨범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건데, 그 공연이 지금의 우리에 대해 함축된 의미를 담아 보여준 것 같았어요.

“앨범이 우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줘요”

‘Up &Down’이나 ‘Your name’ 같은 곡이 특히 앨범에서 샤이니의 현재를 보여주는 곡 아니었나요? 완전히 발라드나 댄스도 아니고, ‘Your name’은 곡을 멤버들의 화음으로 알아서 채우는 부분이 많던데요.
종현 : 맞아요. 재밌었어요. ‘Your name’은 ‘Juliet’을 준비할 때부터 녹음했던 곡이거든요. 화음도 굉장히 많고. 곡 하나에 보통 보컬을 녹음한 트랙이 60개 정도 분량인데, ‘Your name’은 140개가 나왔어요. 그만큼 화음하고 보컬이 많이 들어갔고, 더 신경을 많이 썼죠. 사운드가 빈약하다는 게 아니라 그 곡을 살릴 수 있는 건 우리의 아카펠라나 애드립, 숨소리 같은 거였으니까요.
키 : ‘Up &down’하고 ‘Your name’은 앨범에서 굉장히 필요한 노래였다고 생각해요. 두 곡이 없으면 우리 색깔이 너무 굳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Lucifer’ 같은 타이틀곡만 있으면 우리를 한 부분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비슷비슷한데 굳이 그걸 돈 내고 사야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구요. 그 두 곡으로 우리의 여러 색깔을 담은 게 중요했죠. 하지만 그래서 예전 샤이니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그 전 색깔을 이어가는 게 좋지 않았겠냐는 반응도 있던데요.
종현 : ‘누난 너무 예뻐’ 때의 순수함이 사라지고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다는 걸 알죠. 그런데 이번에 여러 음악을 우리 색깔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것에 대해서 나름 만족하고 있어요. 여러 의견에 대해서 수렴을 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구요. 개인적으로 자기 복제는 별로에요.
온유 : 앨범이 우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찾아간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 화음을 맞춰가면서 자기 목소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온유 : 그렇죠. 여러 장르가 있으니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죠. ‘Lucifer’에서는 날카롭게, ‘Your name’에서는 부드럽게 할 수 있고. 그런 걸 하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게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한정된 노래보다는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해요. 부르고 싶은 대로, 듣기 좋은 대로. 그래서 노래가 안 느나 봐요. 한 우물을 파야 되는데 자꾸 여러 개를 하다 보니까 조금씩 늘어가긴 하는데, 걱정이에요. (웃음)

온유 씨는 뮤지컬을 할 때는 발성 자체를 확 틔워서 부르던데, 뮤지컬이 노래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나요?
온유 : 뮤지컬이 영향을 준 것보다는 뮤지컬을 하면서 체력관리 겸 운동을 살짝 했는데, 그게 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웃음) 키 씨는 온유 씨나 종현 씨와는 또 다르게 노래를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에서 ‘Boom boom pow’를 부르는 걸 보니까 요즘 특히 더 그런 것 같던데.
키 : 느린 노래보다는 ‘Boom boom pow’ 같은 곡을 선호하긴 해요. 그리고 목소리가 계속 바뀌는 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녹음할 때 지금 내는 목소리가 가장 베스트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는데, 옆에서 많은 분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도와주고 지적해주세요. 그래서 그 방향을 계속 따라가고 있어요.

“은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공연”

노래를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하려는 건 패션을 좋아하는 본인의 성향과도 관계가 있나요?
키 : 뭐든지 다 하나로 합쳐져야 베스트가 나온다고 생각하니까요. 앨범을 만들 때도 사진 하나도 좋은 걸 쓰고 싶어요. 사람들이 어떤 부분만 딱 집어서 “이게 좋아서 이 앨범을 사겠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건 그냥 보면 알아보시거든요. 춤도 음악도 스타일링도 아트웍도 하나도 빼놓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것들을 다 하나로 만들고 싶은 거죠. 노래도 그 일부분인 거예요.

만약 자신이 샤이니의 스타일링을 책임진다면 어떤 걸 제시하고 싶어요?
온유 : 그럼 진짜 잘 나올 거 같아요.
키 : 사실 진짜 하고 싶긴 해요. 몸이 열 개가 돼서 우리 스타일링 해주시는 하상백 실장님하고 의상 고를 때 늘 같이 다니고 싶기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데 막상 하면 힘들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뭔가……독특한데 어렵지 않은 거. 비주류적인 스타일을 주류 스타일하고 결합시키고 싶어요. 그 때 최고가 나오는 거 같거든요. 누가 봐도 예쁘고. 앞으로 스타일링도 공부하고 싶어요. 그런데 키 씨는 보아 팬클럽 점핑보아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연예인이라던데. (웃음)
샤이니 : 보아 짱! 보아 짱!
종현 : 보아 선배님은 이번에 처음 뵀어요. 솔직히 처음 봤을 때 되게 어려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되게 친절하시고 성격 털털하시고.
키 : 처음에 연습실에 음료수 갖다드리는 것도 덜덜 떨어서… 서로 들어가는 것도 미루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냥 들어가요. (웃음)
온유 : 문 열고, “누나 안녕하세요.”
종현 : 그럼 “연습하니까 나가~” (웃음)
온유 : “안녕히 계세요.” (웃음)

그런 선배님들과 같이 선 라이브는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특히 이번 공연은 앨범에 있는 다른 곡들도 많이 부를 수 있었고.
종현 : 재밌었어요. 사실 회사의 모든 팀이 출연하는 굉장히 긴 공연이라 팬 분들도 많이 지쳐요. 중간에 치킨 싸와서 먹어야 될 만큼. (웃음) 그런데도 우리 응원을 너무 많이 해주셨죠. 그리고 팬들이 SM의 색깔을 확실히 보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어요.

글. 강명석 two@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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