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0│오늘 뭘 볼까│<더 콘서트

개막작 19 :00 청풍호반무대
“차이코프스키는 여전히 자네 안에 살아 있어. 우리는 그 귀신을 목구멍에 30년간 매일 쑤셔 박으며 살았잖아.” 어떤 열정은 그렇다. 아무리 살해하려 해도 죽지 않고, 긴 시간을 거쳐 더 거대해진 몸집으로 기어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1980년 모스크바, 유대인 연주자를 포함한 볼쇼이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는 무산되고 단원들은 체포되거나 뿔뿔이 흩어진다. 30년 후, 택시를 몰거나 에로영화 음악을 연주하거나 떠돌이 악사가 된 단원들. 전설의 지휘자 안드레이 필리포프 역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지휘봉 대신 청소 빗자루로 쓸어 담으며 하루하루 연명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드레이는 볼쇼이 오케스트라를 사칭해 파리로 떠날 작전을 세운다. 2주 안에 가짜 여권과 비자, 악기, 연주복까지 마련해 파리에 입성한 55명의 가짜 오케스트라. 그러나 이 콘서트에 숨겨진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이들에게 진짜 콘서트의 순간을 허락한다.

글. 백은하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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