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드라마
극본 : 정유경 연출 : 박만영
출연 : 백일섭 (김종대 역), 고두심 (오순옥 역), 장용 (남기남 역), 이휘양 (송인선 역), 이종혁 (김태호 역), 김지영 (남정임 역), 오윤아 (김연호 역), 한상진 (한경훈 역), 성혁 (김강호 역) 이다인 (유다혜 역), 류태준 (최현욱 역), 이태임 (윤서영 역), 정수영 (박애란 역), 최승경 (표진석 역)
tag : 조강지처 몰라보고 바람을 필락 말락 하는 교수 된 남편, 그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자신을 못 돌본 아내, 환갑이 지났어도 첫 사랑을 보고 가슴이 설레는 마초 아버지, 그 남편 비위 맞추고 가난한 살림에 삼남매를 키운 우리 시대의 어머니
한 마디로 : 우리 시대의 사랑, 결혼, 이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유쾌한 가족극
첫 방송 : 2010년 6월 19일 저녁 7시 55분
가족은 변함없이 인간을 구원하는 소중한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근처럼 결혼과 가족에 관해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했던 시기는 드물었다. 아직도 가부장적 결혼제도를 굳게 믿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비혼이나 싱글맘, 싱글대디, 동성혼, 계약혼 등이 자연스레 논의되고 있다. 여기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네 커플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르게 사랑하고 결혼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는 남이 하기 때문에 쉬워 보일 수 있는 이혼 스토리를 통해 이혼하지 않고도 위기를 극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려 한다.
밑도 끝도 없는 막장스러운 주말 연속극에 싫증났다면
자기 여자 소중한 줄 모르는 놈이 내 남자라면
KBS 주말드라마 후속작인 는 2010년을 살아가는 보수적인 남성들의 가족과 결혼에 대한 시선을 드러낸다. 구청 6급 공무원으로 퇴직한 종대(백일섭)는 보수적인 아버지로 장남 태호(이종혁)만 떠받들고 아내, 딸, 며느리 등 여자는 집안일만 해야 하는 존재로 본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정임(김지영)은 미래가 불투명한 대학원생 태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하게 된다. 아이도 갖지 않고 대가족 살림을 병행하며 7년 만에 태호를 명문대 사회학과 교수로 만들지만, 방송 출연으로 스타교수가 된 태호는 구질구질한 아내 정임이 지겨워진다. 여기에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축인 종대와 태호에게는 각각 유혹의 대상이 등장한다. 종대는 첫 사랑이자 내과의사인 인선(이휘향)에게 마음이 설레고, 태호는 예쁘고 지적인 아나운서이자 자신이 교수로 있는 대학의 학과장 딸인 서영(이태임)의 유혹에 흔들린다.
최근 10년의 드라마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남성 중심의 권력이 가족 구성원들에게 수평적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해 왔다. 는 그런 10년의 추세가 모든 가정에 해당되는 게 아님을 말하는 동시에 이혼으로 인해 파편화된 형태의 가정을 꾸리고 사는 개인에 주목한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 대치동 마벨러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백일섭은 “근래 드라마에서 남편들은 가족 앞에서 힘 못 쓰고 큰 소리 못 치고, 자식에 마누라에 치여왔다”면서 “종대는 근래 드물게 남자로서, 남편으로서 큰 소리 친다”며 이 드라마의 지향점이 남성을 향해 있음을 말했다. 가 이처럼 흘러간 이야기를 다시 소환하면서도 유쾌함이 기대되는 건 50부작 주말 드라마임에서 보기 드물게 시트콤적 구성과 캐릭터를 극에 가미했다는 점이다. “기존 주말 드라마와는 다르게 신선한 느낌 보여줄 것”이라고 오윤아 역시 기대하는 건 MBC , KBS 를 집필한 정유경 작가의 미니시리즈의 작법이 주말드라마에도 스며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KBS , 를 연출한 박만영 감독의 연출력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가 배신과 복수로 점철된 막장 코드를 벗어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주는 드라마로 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자.
글. 원성윤 twel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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