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여러 모로 MBC 을 연상시키는 느와르 멜로다. 똑같이 영화 로부터 모티브를 얻고 있는 두 작품은 미스터리 구조에 비상과 추락의 서사적 리듬, 스타일리시한 영상까지 형제처럼 닮아있다. 그러나 주요 인물들의 엇갈리는 욕망이 팽팽하게 서로를 밀고 당기던 과 달리, 의 거미줄처럼 얽힌 욕망의 사슬 끝에는 이 모든 이야기의 창조주인 ‘마성의 남자’ 심건욱(김남길)이 있다. 모네(정소민)가 수집하는 인형이 상징하듯 속 대부분의 인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나둘 인형조종사 건욱의 각본에 따라 움직여 간다. 하나같이 가식적이고 연기하는 삶을 살아가던 그 인물들이 건욱의 시나리오에 걸려들면서 서서히 자신의 진짜 욕망을 드러내며 폭주하게 되는 것이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다. 어제 ‘첫사랑의 열병’에 빠진 모네는 인형 같던 재벌가 막내딸의 삶에서 알을 깨고 나와 정략결혼 상대를 앞에 두고 건욱을 향해 사랑을 외쳤고, 재벌가의 완벽한 장녀 태라(오연수)는 “누구 때문이든 간에 한번이라도 아파본 적 있냐”는 건욱의 말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건욱에게 일부러 접근한 재인(한가인) 역시 계속해서 자신의 예상을 비껴가는 그의 모습에 혼란스럽다. 차츰 캐릭터를 드러내기 시작한 다른 인물들에 비해 건욱의 이름을 빼앗은 장본인 태성(김재욱)의 존재감이 아직 미미한 점은 아쉽다. 복잡하게 얽히는 인물들의 다양한 욕망에 좀 더 집중한다면 는 건욱의 원맨쇼 말고도 보여줄 것이 많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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