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 제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과 주연 배우 윤정희가 지난 26일 귀국했다. 그들이 돌아오는 사이 한국에서는 의 시나리오가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의 마스터 영화제작지원 심사에서 0점을 받은 것이 논란을 일으켰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를 폄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를 다시 유인촌 장관 측에서 반박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가장 축하받아야할 순간에 오히려 작품성에 대한 황당한 논란에 휘말린 셈이다. 그리고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가 프랑스에서 귀국한 26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제이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칸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수상 소감에 대해 말한다면.
윤정희 : 솔직히 나는 황금종려상도 생각했다.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하지 않나? (웃음) 그 점에서는 아쉽다.
“칸에서 칭찬 많이 받은 게 내 재산”
솔직히 여우주연상을 생각하지는 않았나.
윤정희 : 세계적으로 최고의 영화 페스티벌에 참석한 우리 영화가 노미네이트 됐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여러 기사를 보셨겠지만, 외신의 칭찬이 정말 많았다. 심사위원장이었던 팀 버튼이 당신 연기가 최고로 좋다고 말하기도 했고. 어떤 영화 평론가는 내가 상 안탄 거에 대해서 화가 난다고도 하더라. 남편하고 나는 그게 상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칭찬 많이 받은 게 내 재산이다.파리에 있다 영화제 폐막식에 참여해달라는 말을 들은 걸로 알고 있다. 파리에서 뭘 하고 있었나? (웃음)
이창동 : 칸에 계속 있기 좀 그래서 식구들하고 같이 파리에서 관광을 했다. 아는 사람들도 좀 만나고.
칸 영화제에서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각본상을 줬다고 생각하나.
이창동 : 칸 영화제 관계자 중 누군가 각본상을 줄 영화가 없어서 각본상을 줬다고 농담을 하더라. (웃음) 그만큼 각본이 뛰어난 작품이 덜했던 것 같다. 심사위원장 팀 버튼은 감동적이었고,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아마 정서적으로 영화가 이해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윤정희 : 이 영화가 매력적이지 않나. 당연히 칭찬을 하겠지. (웃음) 참 행복하게 생각한다.
에 대한 해외 평론가들의 반응은 어땠나. 국내와 달랐던 점은 없나.
이창동 : 국내 개봉하고 칸에서의 소개가 거의 동시에 이뤄져서 사실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잘 접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기자 시사나 VIP 시사 이후 나온 반응과 관객들이 극장에서 본 반응, 칸에서 영화 관계자와 기자들의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영화가 익숙한 문법은 아니지만 정서적으로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게 있고, 번역 문제를 걱정했는데 오히려 상당히 깊숙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영화 문법이라는 게 보편적이라는 걸 느꼈다.
윤정희 : 사람들이 어렵다고 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어떤 분들은 정말로 재미있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한 여자의 인생을 시를 통해서 그려 나갈 수 있겠냐고 했다. 불평하는 사람은 시 낭송이 너무 길다는 정도였고. 그래서 질문하고는 딴 얘기지만 프랑스에서는 (흥행에) 기대를 하고 있다. 디아파나에서 제작비 일부를 댔는데, 나보고 인터뷰를 좀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인터뷰는 이제 질렸다고 하니까 는 입소문이 중요한 영화라, 자기는 자신 있으니까 활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8월에 프랑스에서 개봉하면 우리나라보다 반응이 좀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윤정희 선생님의 여우주연상을 기대했다”
프랑스에서는 한국 영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윤정희 : 청룡영화제의 심사를 10년간 맡으면서 홍상수 감독의 이나 허진호 감독의 를 봤을 때 우리나라 영화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남편이 여러 나라에서 연주회를 마치면 그 나라 친구들과 술 한 잔씩 하는데, 그 때 내가 영화배우라는 걸 알면 꼭 한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영화가 너무 좋다고. 이걸 더 잘 키워나가서 우리나라 영화가 계속 환영 받았으면 좋겠다.
두 사람에게 칸 영화제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창동 : 칸 영화제는 어쨌든 세계 영화계의 가장 큰 축제가 됐고, 그것이 이제 영화를 평가하는 것과 마케팅적인 부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우리 영화에 있어서도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세계 관객과 만나는 중요한 관문이 됐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부담도 됐다. 영화라는 게 각각의 미덕과 가치를 갖고 있는 창조물인데 올림픽처럼 기록을 재거나 승패를 다툴 수는 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의 기대가 있어서 경쟁의 스트레스랄까? 그게 부담이 됐다. 다만 윤정희 선생님은 현지에서도 여우주연상을 기대했고, 촬영할 때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강행군을 해서 상을 받았으면 했다.
윤정희 : 상 타려고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한 건 아니다. (웃음) 미자라는 캐릭터에 빠졌을 뿐이다. 국제 영화제 심사도 했지만 칸은 처음이었는데, 상을 타고 안 타고는 흥행의 문제일 뿐이다. 나에게 영화제는 좋은 영화와 영화인을 만나는 장소다. 칸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팀 버튼을 만났겠나. 그러니까 감독님은 걱정 안 해도 된다. (웃음)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시가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있다.
이창동 : 마지막 시는 영화 전체의 구조로 보면 미자가 마음으로 쓴 시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이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를 깨닫는가에 대한 결과다. 그 시에서 나오는 세상의 아름다움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삶의 더러움을 깨달아야 탄생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를 보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특정한 죽음으로 한정하는 것은 마지막 시의 의미를 한정할 수도 있다. 관객에 따라서는 자기가 아는 가까운 사람을 떠올릴 수 있을 거다. 관객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 영화제작지원 심사에서 시나리오에 0점을 준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창동 :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는 어렵지 않고 쉬운 영화”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이창동 :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는데 부산영화제에서 만나서 윤 선생님의 캐릭터라고 할까? 그의 내면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내가 생각하는 미자라는 인물과 배우로서의 윤 선생님, 인물로서의 윤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은데. 윤 선생님 본명이 미자였던 건 우연이었지만 그런 점에서는 필연이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미자로서의 윤 선생님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러면서 윤정희라는 인물에 더 가까워졌다. 그 전의 만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필연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윤정희라는 인물을 통해 미자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알게 됐다.
윤정희 : 영화를 다 찍고 나서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어떻게 나하고 그렇게 비슷한 미자를 그렸는지. 내가 날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통점이 많았다.
후속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창동 : 지금 몇 가지 이야기가 머릿속에 있지만 그게 얼마나 숙성할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 윤 선생님하고 다시 작업할 수 있다면 매우 좋겠지만, 그것 또한 사람의 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나는 항상 그게 이야기가 됐든, 영화가 됐든 창작물은 의도를 갖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들어질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겠지만 지금 말하긴 그렇다.
윤정희 : 감독님 말씀에 공감한다. 다음 작품 시나리오도 받았고,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지만 아직 미자가 날 놔주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렇게 강하고 아름다운 인물을 써주셨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좋은 작품을 만난다 하더라도 2년 정도는 못할 것 같다.
이창동 : 내가 만약에 오랜 시간동안 영화를 계속할 수 있다면 윤 선생님이 더 주름도 지고 더 머리도 하얘져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직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는 것 같다.
윤정희 : 너무 반가운 소리다. 내가 90살까지 소원이고 꿈인데 80살, 90살의 내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감사하다. (웃음)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윤정희 : 타이틀이 라고 하니까 현실감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극장으로 가기 머뭇거려질 것 같다. 시를 통해 한 여자의 고통과 꿈꾸는 인생과 내면의 아픔을 표현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슬프게 보여주는 영화다. 어렵지 않고 쉬운 영화다.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사진제공. 언니네홍보사
글. 강명석 two@
편집. 이지혜 seven@
수상 소감에 대해 말한다면.
윤정희 : 솔직히 나는 황금종려상도 생각했다.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하지 않나? (웃음) 그 점에서는 아쉽다.
“칸에서 칭찬 많이 받은 게 내 재산”
솔직히 여우주연상을 생각하지는 않았나.
윤정희 : 세계적으로 최고의 영화 페스티벌에 참석한 우리 영화가 노미네이트 됐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여러 기사를 보셨겠지만, 외신의 칭찬이 정말 많았다. 심사위원장이었던 팀 버튼이 당신 연기가 최고로 좋다고 말하기도 했고. 어떤 영화 평론가는 내가 상 안탄 거에 대해서 화가 난다고도 하더라. 남편하고 나는 그게 상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칭찬 많이 받은 게 내 재산이다.파리에 있다 영화제 폐막식에 참여해달라는 말을 들은 걸로 알고 있다. 파리에서 뭘 하고 있었나? (웃음)
이창동 : 칸에 계속 있기 좀 그래서 식구들하고 같이 파리에서 관광을 했다. 아는 사람들도 좀 만나고.
칸 영화제에서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각본상을 줬다고 생각하나.
이창동 : 칸 영화제 관계자 중 누군가 각본상을 줄 영화가 없어서 각본상을 줬다고 농담을 하더라. (웃음) 그만큼 각본이 뛰어난 작품이 덜했던 것 같다. 심사위원장 팀 버튼은 감동적이었고,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아마 정서적으로 영화가 이해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윤정희 : 이 영화가 매력적이지 않나. 당연히 칭찬을 하겠지. (웃음) 참 행복하게 생각한다.
에 대한 해외 평론가들의 반응은 어땠나. 국내와 달랐던 점은 없나.
이창동 : 국내 개봉하고 칸에서의 소개가 거의 동시에 이뤄져서 사실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잘 접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기자 시사나 VIP 시사 이후 나온 반응과 관객들이 극장에서 본 반응, 칸에서 영화 관계자와 기자들의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영화가 익숙한 문법은 아니지만 정서적으로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게 있고, 번역 문제를 걱정했는데 오히려 상당히 깊숙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영화 문법이라는 게 보편적이라는 걸 느꼈다.
윤정희 : 사람들이 어렵다고 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어떤 분들은 정말로 재미있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한 여자의 인생을 시를 통해서 그려 나갈 수 있겠냐고 했다. 불평하는 사람은 시 낭송이 너무 길다는 정도였고. 그래서 질문하고는 딴 얘기지만 프랑스에서는 (흥행에) 기대를 하고 있다. 디아파나에서 제작비 일부를 댔는데, 나보고 인터뷰를 좀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인터뷰는 이제 질렸다고 하니까 는 입소문이 중요한 영화라, 자기는 자신 있으니까 활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8월에 프랑스에서 개봉하면 우리나라보다 반응이 좀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윤정희 선생님의 여우주연상을 기대했다”
프랑스에서는 한국 영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윤정희 : 청룡영화제의 심사를 10년간 맡으면서 홍상수 감독의 이나 허진호 감독의 를 봤을 때 우리나라 영화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남편이 여러 나라에서 연주회를 마치면 그 나라 친구들과 술 한 잔씩 하는데, 그 때 내가 영화배우라는 걸 알면 꼭 한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영화가 너무 좋다고. 이걸 더 잘 키워나가서 우리나라 영화가 계속 환영 받았으면 좋겠다.
두 사람에게 칸 영화제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창동 : 칸 영화제는 어쨌든 세계 영화계의 가장 큰 축제가 됐고, 그것이 이제 영화를 평가하는 것과 마케팅적인 부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우리 영화에 있어서도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세계 관객과 만나는 중요한 관문이 됐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부담도 됐다. 영화라는 게 각각의 미덕과 가치를 갖고 있는 창조물인데 올림픽처럼 기록을 재거나 승패를 다툴 수는 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의 기대가 있어서 경쟁의 스트레스랄까? 그게 부담이 됐다. 다만 윤정희 선생님은 현지에서도 여우주연상을 기대했고, 촬영할 때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강행군을 해서 상을 받았으면 했다.
윤정희 : 상 타려고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한 건 아니다. (웃음) 미자라는 캐릭터에 빠졌을 뿐이다. 국제 영화제 심사도 했지만 칸은 처음이었는데, 상을 타고 안 타고는 흥행의 문제일 뿐이다. 나에게 영화제는 좋은 영화와 영화인을 만나는 장소다. 칸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팀 버튼을 만났겠나. 그러니까 감독님은 걱정 안 해도 된다. (웃음)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시가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있다.
이창동 : 마지막 시는 영화 전체의 구조로 보면 미자가 마음으로 쓴 시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이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를 깨닫는가에 대한 결과다. 그 시에서 나오는 세상의 아름다움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삶의 더러움을 깨달아야 탄생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를 보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특정한 죽음으로 한정하는 것은 마지막 시의 의미를 한정할 수도 있다. 관객에 따라서는 자기가 아는 가까운 사람을 떠올릴 수 있을 거다. 관객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 영화제작지원 심사에서 시나리오에 0점을 준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창동 :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는 어렵지 않고 쉬운 영화”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이창동 :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는데 부산영화제에서 만나서 윤 선생님의 캐릭터라고 할까? 그의 내면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내가 생각하는 미자라는 인물과 배우로서의 윤 선생님, 인물로서의 윤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은데. 윤 선생님 본명이 미자였던 건 우연이었지만 그런 점에서는 필연이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미자로서의 윤 선생님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러면서 윤정희라는 인물에 더 가까워졌다. 그 전의 만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필연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윤정희라는 인물을 통해 미자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알게 됐다.
윤정희 : 영화를 다 찍고 나서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어떻게 나하고 그렇게 비슷한 미자를 그렸는지. 내가 날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통점이 많았다.
후속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창동 : 지금 몇 가지 이야기가 머릿속에 있지만 그게 얼마나 숙성할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 윤 선생님하고 다시 작업할 수 있다면 매우 좋겠지만, 그것 또한 사람의 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나는 항상 그게 이야기가 됐든, 영화가 됐든 창작물은 의도를 갖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들어질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겠지만 지금 말하긴 그렇다.
윤정희 : 감독님 말씀에 공감한다. 다음 작품 시나리오도 받았고,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지만 아직 미자가 날 놔주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렇게 강하고 아름다운 인물을 써주셨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좋은 작품을 만난다 하더라도 2년 정도는 못할 것 같다.
이창동 : 내가 만약에 오랜 시간동안 영화를 계속할 수 있다면 윤 선생님이 더 주름도 지고 더 머리도 하얘져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직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는 것 같다.
윤정희 : 너무 반가운 소리다. 내가 90살까지 소원이고 꿈인데 80살, 90살의 내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감사하다. (웃음)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윤정희 : 타이틀이 라고 하니까 현실감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극장으로 가기 머뭇거려질 것 같다. 시를 통해 한 여자의 고통과 꿈꾸는 인생과 내면의 아픔을 표현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슬프게 보여주는 영화다. 어렵지 않고 쉬운 영화다.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사진제공. 언니네홍보사
글. 강명석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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