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드라마의 ‘거짓말’ 대결에서 MBC 가 1위를 지켰다. 6월 1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31일 방송된 2회 시청률은 1회보다 1.1% 포인트 오른 14.3%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드라마 KBS 는 12.5%, SBS 는 10.5%를 기록했다. 거짓말이라는 같은 소재를 정통 로맨스물로 표현한 가 , 에 만족하지 못했던 시청자를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와 는 소재 외에도 윤은혜와 박유천이라는 아이돌 출신의 스타 파워를 실험해 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2회에서 박유천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재력, 외모, 성품 등을 모두 갖춘 완벽남 송유현 역을 인상적으로 보여줬다. 깔끔한 옷을 입고 어떤 일에도 자상하게 웃는 모습만큼 송유현은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남자다. 더구나 잠깐 스친 여자의 눈빛에 반해 다가가는 남자란 순정파로 보이기보다 답답한 캐릭터가 되기 쉽다. 하지만 박유천은 제작보고회에서 말한 것처럼 최대한 단편적인 캐릭터가 아닌 연기를 보여주려 표정과 발성 등을 하나하나 신경 썼다. 박유천은 장미리(이다해)의 눈빛을 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세요”라고 말하는 송유현을 조심스러운 눈빛과 침착하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표현했다. 문희주(강혜정)가 실수로 옷을 더럽혔을 때도 송유현은 놀란 듯 당황하지만 곧바로 가볍게 웃으며 감정표현을 최대한 자제했다. 박유천은 첫 드라마이자 전작인 KBS 에서 맡은 이선준으로 조용한 듯 보이지만 속이 단단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법을 배운 듯하다. 이로써 단순히 박유천의 팬이 아닌 시청자들도 무리 없이 다가갈 수 있었고 14.3%라는 시청률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의 윤은혜는 초반 캐릭터 구축에 실패하며 그의 드라마치고 만족할만한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공아정(윤은혜)의 고민을 친구와의 다툼 때문으로만 그림으로써 윤은혜만의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 와 에서처럼 남장을 하거나 촌스러운 옷을 입어도, 예쁜 척 하기보다 오히려 망가지면서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윤은혜의 연기가 빛나지 않은 셈. 자신도 모르게 결혼에 집착하게 된 평범한 20대 여성 공아정의 심리를 탄탄하게 설명했더라면 윤은혜가 “난 결혼하고 싶은 게 아니라 결혼한 여자가 되고 싶은 거라고”라며 소리칠 때 고집부리는 아이처럼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공아정은 드라마 초반부터 “친구보다 못 나 보이는 것 같아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말만 반복함으로써 민폐캐릭터가 됐다. 이런 점은 31일 8회 방송까지 가 9~10%대에서 맴돌며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윤은혜의 전작 KBS 가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18.3%로 종영한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성적은 안타깝다. 윤은혜 표 로맨틱 코미디 연기로 고정 팬들을 만들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의 성적은 지금까지의 윤은혜처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된 박유천에게 힌트가 될 듯하다. 처럼 캐릭터가 중요한 작품에서 박유천이 송유현의 감정을 얼마나 잘 설명해나가느냐가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약 초반과 같은 모습만 반복한다면 빠르게 요동치는 드라마의 전개에 묻힐 수도 있다. 아직은 웃는 모습 이외에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지 않은 송유현이란 인물의 변화를 어떻게 표현해내는지는 박유천에게 달려있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