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퀴어영화제인 제 11회 서울 LGBT 영화제가 6월 2일부터 9일까지 종로 낙원동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레즈비언(L), 게이(G), 바이섹슈얼(B), 트랜스젠더(T)’ 즉 각양각색의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무지개 같은 영화제는 올해 11개 나라에서 온 장편 16편, 중편 2편, 단편 6편 등 총 2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막에 앞서 올해부터 영화제의 얼굴이 된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으로부터 독자들에게 특별히 권하는 추천작을 들어보았다.
영화 “캘리포니아 퀴어 커뮤니티의 40년을 볼 수 있는 4편의 영화가 있어요. 극영화 1편과 다큐멘터리 3편인데요. 먼저 국내에서 이미 개봉하기도 했고 많이 알려진 숀 펜 주연의 를 다시 상영해요. 그리고 라는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구요. 라는 영화는 하비 밀크의 시대를 지나 80년대 에이즈가 캘리포니아 커뮤니티를 확 덮치고 지나가기까지 그들이 어떻게 에이즈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그 공동체를 지켜왔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예요. 이라는 영화는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었다가 모르몬교에 의해 다시 불법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구요.”
영화 “페막작 는 미국 레즈비언 해병의 이야기인데 강력추천하는 작품이에요. 드라마 의 여군 타샤 이야기를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미군 내에서는 클린턴 정권 때 생겼다가 오바마 정권에서 사라진 ‘DADT’(DON`T ASK DON`T TELL) 정책이 있었어요. 즉 성소수자이라 해도 그것에 대해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거죠. 는 훈장까지 받았지만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강제해직된 여자와 이제 해병에 지원하려하는 10대 여자, 두 사람 사이의 성장영화예요. 이 영화를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한국의 강상우 감독의 자전적 영화 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영화 “추천작이라기보다는 수위적으로 ‘센’ 영화라면 (웃음) 단연 일본영화 을 말하고 싶네요. 감독이 직접 출연하고 연출도 했는데, 실제 몸을 던져 열연한 진짜 정사신이 나와요. 가족 중 할아버지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늙지를 않아요. 그리고 이 할아버지와 섹스를 한 사람들 역시 그 바이러스가 옮겨와서 안 늙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아들 손자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할아버지와 관계를 맺죠. 결국 할아버지와의 섹스를 거부한 둘째 손자만이 이 가족 중 유일하게 늙은 모습으로 등장해요. (웃음) 참 뭐 이런 영화가 있나 싶은데 자칫 민감 할 수도 있는 내용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