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처럼 치밀하게 설계된 복수 플랜과 후방 지원.” 5월 방영 예정인 E채널의 (가제)가 우승자를 위해 준비한 혜택이다. 여러 도전자들 중 가장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이룬 1인은 ‘복수 지원금’ 5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제작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복수를 시도한다. 복수의 대상은 ‘살이 쪘다는 이유만으로 치욕적인 상처를 준 사람’이다.
다이어트 자체만큼이나 다이어트를 한 뒤의 삶에도 집중하는 이 새로운 형식의 쇼는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원인을 알아내는 것으로부터 기획됐다. 의 제작을 맡은 이주하 PD는 “다이어트 리얼리티 참가자의 90퍼센트 이상은 ‘살을 빼고 나면 무엇부터 하고 싶냐’는 질문에 ‘상처 준 이들에게 복수 하고 싶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가 우승자에게 복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 치료사를 멘토로 기용해 도전자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통해 몸이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해지고 싶다는 점을 주목한 셈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다이어트 쇼의 활로 개척
다이어트와 오디션 프로그램, 복수극이 포함된 이 리얼리티 쇼는 최근 리얼리티 쇼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출연자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고, 달라진 결과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이어트 리얼리티 쇼는 국내 리얼리티 쇼의 첨병 노릇을 했다. 살을 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메이크오버류의 프로그램이 등장하던 초창기를 지나, 스토리온 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도입했다. 동아 TV 은 살을 빼는 다양한 방법에 초점을 맞췄고, SBS 의 ‘다이어트 킹’은 트레이너 숀 리의 강렬한 카리스마로 캐릭터 쇼를 보는 재미도 만들어냈다. 이 프로그램들 뒤에 다이어트에 심리적 문제를 결합한 가 등장했다. 다이어트 리얼리티 쇼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다시 새로운 포맷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셈이다.
의 등장은 최근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는 리얼리티 쇼,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이 겪게 될 일들의 예시처럼 보인다. 이주하 PD는 “목적이 있는 리얼리티 쇼”라는 접근 태도를 강조했다. 가 성공한 프로그램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왜 도전하는가”라는 이유로부터 리얼리티 쇼의 포맷을 기획하는 의 태도는 요즘의 리얼리티 쇼 제작자들이 참고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본격적인 리얼리티 쇼의 시대가 시작됐다. 그리고 실험은 계속 된다.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이지혜 s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