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SBS 밤 9시 55분
도현(장혁)은 알고 있었을까. 금광을 찾아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이덕화)의 선택이나, 끝없이 줄 선 숫자들로 정산되는 돈을 찾아 악혼자 정연(이민정)을 떠난 자신이나 길게 보면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어떤 선택은 한 번 내리면 돌이킬 수 없다. 도현은 결국 정연과 파혼하고, 인진그룹의 실권은 인혜(김희애)의 손아귀로 넘어온다. 실권을 빼앗긴 성준(윤제문)은 모든 걸 제 자리로 돌려놓으라고 으르렁대지만, 세상엔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다음 행동을 취할 수밖에. 왜 자신의 편에 섰냐는 성준의 질문에 국환(천호진)은 “자네를 위해 자네 편에 선 게 아니야. 날 위해서지”라고 답한다. 인혜와 성준, 도현과 국환, 돌이킬 수 없는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가면무도회, 그리고 페르젠’ EBS 7시 35분
돈을 놓고 벌이는 파워게임의 세계에 떨어진 도현이 그럭저럭 적응하는 동안, 베르사유 궁전에 떨어진 10대의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는 모든 것이 갑갑하기만 하다. 모든 부와 명예를 다 가졌으되,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곤 한 줌도 없는 궁궐 생활이 갑갑한 앙투와네트에게 도망 칠 곳이라곤 신분을 숨길 수 있는 가면무도회뿐이다. 오스칼만 대동하고 간 가면무도회에서 스웨덴의 귀족 페르젠 백작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케다 리요코 원작의 애니메이션 가 새로운 성우진의 더빙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앙투와네트와 운명의 연인 페르젠 백작, 그리고 여성인 동시에 남성이었으며 진심으로 왕족들을 사랑했지만 혁명의 편에 선 초월적 인간 오스칼이 한 자리에서 마주치는 중요한 순간이다.
‘알 고어’ EBS 밤 12시 15분
돈과 명예와 연애놀음에 취한 사람들을 대신해, 병들어 가고 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도 있다. 오늘 의 연사는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다. 50만 표를 더 얻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후, 그는 정계를 떠나 환경 운동가로 변신해 다큐멘터리 을 제작하는 등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2007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게 됐으니, 어쩌면 그는 백악관보다 더 큰 세상을 무대로 더 큰 의미의 정치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 때 미국을 사로잡았던 명연설가답게, 친근하고 힘이 넘치는 알 고어의 강연은 듣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쉽고 명쾌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알 고어의 강의를 잘 들어보자.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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