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밤 11시
故 게리 무어는 알고 있을까.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 뮤지션이었던 故 필 리놋트를 위해 연주했던 곡 ‘Parisienne Walkways’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추모곡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1970년 록 밴드 스키드 로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40년 넘게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타 연주를 들려줬던 그가 지난 6일 스페인 호텔에서 사망했다. 지금쯤 어디선가 필 리놋트와 재회하고 있을 그를 위해, 전설의 기타리스트라 불리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 수많은 팬들을 위해 가 추모방송을 마련했다. 2005년 ‘Parisienne Walkways’ 공연실황을 비롯한 공연 영상을 중심으로, 그를 향한 존경심을 담아 ‘Let it be’를 열창하는 MC 바비킴의 무대까지 만나볼 수 있다. 지그시 눈을 감고 그의 기타 선율에 몸을 맡겨보자.
1회 엘르 엣티비 밤 11시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2000년 12월에 첫 방송된 미국 퀴어 드라마 는 초반부터 솔직하고 적나라하다. SBS 의 태섭(송창의)-경수(이상우)커플이 보여준 아름다운 애정행각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스스로를 귀여운 옆집소년 타입이라 부르는 마이클(할 스파크)과 그가 짝사랑하는 훈남 브라이언(게일 해롤드)은 매일 밤 멋진 남자를 만나기 위해 클럽을 드나든다. 이제 막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은 저스틴(랜리 해리슨)이 브라이언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해진다. 단순히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를 질투하는 장면 뿐 아니라 브라이언과 저스틴의 ‘핫’한 하룻밤까지 게이들의 일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는 것이 바로 만의 매력이다. 브마(브라이언-마이클)커플과 브저(브라이언-저스틴)커플 중 하나를 택해 응원해보는 것도 이 드라마를 더욱 재밌게 시청하는 방법 중 하나다.
1회 OCN 밤 11시
미안하다, 이번에도 게이커플이다. 여자친구가 없냐는 말에 내 취향이 아니라고 답한다. 그러면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한다. 미묘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애틋한 눈빛을 교환하는 이 두 남자는 셜록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존 왓슨(마틴 프리먼)이다. 정말 미안하다, 이번에도 낚였다. 이건 마크 게티스 작가도 감탄했던 예고편이다. 작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3부작은 원작 소설의 전개에 충실하면서도 셜록을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활용할 줄 아는 21세기형 탐정으로 바꿔놓았다. 첫 화에서는 룸메이트로 만난 두 남자가 런던에서 발생한 음독자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죄하겠다. 세 프로그램 모두 밤 11시에 시작한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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