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Mnet 저녁 7시 30분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나 없으면 아이돌이라 불리기도 힘든 더러운 세상, 아이돌이 쇼핑몰을 창업하고 공연을 하고 소원을 들어주느라 바쁜 가운데 또 하나의 새 그룹, 새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인간극장’이라는 설명이 따라 붙는 는 데뷔를 앞둔 7인조 아이돌 ‘인피니트’의 방 하나, 거실 하나짜리 숙소에 열여덟 살 여동생(유지애)을 밀어 넣고 여동생 육아일기의 형태를 취한 프로그램이다. 사실 강타 오빠, 희준 오빠의 시대와 달리 누나 팬들이 팬덤의 다수를 차지하며 아이돌은 나이가 아니라 신분 때문에 오빠라 불리는 요즘 이러한 ‘남매 로망’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속사 후배 인피니트를 향해 “몇 명은 영원한 돌이에요”라며 디스하고 스탠포드식 합리화와 잔소리를 늘어놓는 타블로, 좀 놀았던 동네 형 같은 불량한 무게감을 지닌 미쓰라진의 바람잡이는 물론 “원래 싸가지는…있어요”를 비롯해 거침없는 언행으로 ‘여자 동생’ 없는 오빠들의 여동생에 대한 쓸데없는 로망을 사정없이 무너뜨려 주는 유지애는 예상을 뒤엎는 재미를 준다. 신인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정석대로 멤버들의 프로필을 차례로 읊어주며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대신 서로 구박하고 낯선 상황에 당황하는 리액션을 통해 눈에 띄는 몇몇의 캐릭터를 먼저 보여주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망아지 같은 동생들 때문에 도 닦는 듯한 리더 성규, 입만 열면 4차원이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한 동우, 귀공자 같은 외모와 달리 범상치 않은 성격의 L이 일단 초반의 가장 큰 수혜자다.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을 포함한 인피니트에 대한 자발적 궁금증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1회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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