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마지막회 밤9시 55분
한지수(김아중)는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결혼이 가짜였음을 고백하며 그에 대한 대중의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가 대중의 용서를 받았는지,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장면은 일괄 생략한 채 그들의 행복한 웨딩마치만을 보여주며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끝까지 뻔뻔할 정도로 동화적이다. 는 ‘평범한 사람과 스타의 사랑’이라는 뻔한 소재를 갈등조차 드문 단순 구조로 풀어내는 대신에 그 공백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착한 에피소드들로 메워버리고자 한, 어찌 보면 대책 없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래서 사랑스러운 드라마이기도 하다. 제작진의 그 뚝심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기자회견장의 기자들은 고작 사인 9장에 한지수를 도와줬다는 구동백(황정민)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어수룩한 사람이 존재할 리 없단 거다. 를 만든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만든 드라마 역시 그런 바보 구동백 같길 바란 건 아닐까? 얼토당토않게 착하기에 뭔가 자격미달 같은, 그러나 괜히 위안이 되는 그런 드라마이고자 한 건 아닐까? 그런 의미로 이 드라마는 마치 동백 집의 네모난 평상 같다. 좁은 마당에 놓여 있는 평상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훌륭한지 따져본들 뭐할까. 거기 앉아 바라보는 하늘이 기똥차다면 그것만으로 평상의 존재가치는 충분한데. 드라마로서의 만듦새를 떠나 란 드라마를 내내 지지했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 드라마가 보여주는 네모진 하늘이 비록 가짜 동화라 하더라도 그 덕에 미소 지었다면 달리 바랄 게 뭐 있겠는가!
글 정진아
KBS2 목 밤 11시 5분
작품 홍보와 토크쇼는 공생 관계다. 토크쇼 형식이 발전한 지금은 과거와 같은 노골적 홍보 논란이 잦아든 상태지만, 작품 홍보가 필요한 연예인과 이야깃거리가 필요한 토크쇼 제작자들은 종종 상호협력을 꾀한다. 18일 밤의 목욕탕 탈의실은 KBS 를 위한 홍보의 자리였다. 배우들에게는 드라마 내용도 적절히 소개하면서 토크쇼의 재미에도 기여할 임무가 있었으나, 그나마 SBS ‘골드미스가 간다’ 출연으로 예능감이 상승한 양정아를 제외하면 엄정화, 지진희, 김소은 세 명은 선뜻 긴장을 풀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때문에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의 토크보다 아이스 브레이킹 장치들이 두드러졌다. 엄정화 코스프레를 감행한 신봉선-박명수의 댄스 퍼레이드, 예능 초보 김소은의 느릿한 토크를 경쾌하게 받아친 유재석-박미선의 추임새, 유독 자주 삽입된 웃음소리와 클로즈업, 결정적으로 찜질복 차림에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히트곡 댄스를 시연한 엄정화의 뇌쇄적이기보다 청순한 무대까지. 그리하여 과묵한 가운데 한마디씩 터뜨려 주는 지진희의 충청도식 토크가 살아나기까지는 30분 남짓한 시간이 흘렀고, 게스트들이 자신의 커리어 경험담을 통해 가장 신나고 흥미진진한 토크를 들려주는 순간은 그로부터 10분 이상 지난 뒤에 찾아왔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은 기승전결이 있고 분위기를 달구는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초지일관 같은 장소에서 상당 부분을 MC들의 진행능력에 기댄 채 진행하는 토크쇼는 아무래도 게스트의 토크가 그날 방송의 재미를 좌우하게 마련이다. 팀을 끊임없는 리액션과 몸개그로 응원해 준 MC들의 열의는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더 안정적인 웃음을 확보할 포맷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글 김은영
한지수(김아중)는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결혼이 가짜였음을 고백하며 그에 대한 대중의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가 대중의 용서를 받았는지,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장면은 일괄 생략한 채 그들의 행복한 웨딩마치만을 보여주며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끝까지 뻔뻔할 정도로 동화적이다. 는 ‘평범한 사람과 스타의 사랑’이라는 뻔한 소재를 갈등조차 드문 단순 구조로 풀어내는 대신에 그 공백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착한 에피소드들로 메워버리고자 한, 어찌 보면 대책 없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래서 사랑스러운 드라마이기도 하다. 제작진의 그 뚝심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기자회견장의 기자들은 고작 사인 9장에 한지수를 도와줬다는 구동백(황정민)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어수룩한 사람이 존재할 리 없단 거다. 를 만든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만든 드라마 역시 그런 바보 구동백 같길 바란 건 아닐까? 얼토당토않게 착하기에 뭔가 자격미달 같은, 그러나 괜히 위안이 되는 그런 드라마이고자 한 건 아닐까? 그런 의미로 이 드라마는 마치 동백 집의 네모난 평상 같다. 좁은 마당에 놓여 있는 평상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훌륭한지 따져본들 뭐할까. 거기 앉아 바라보는 하늘이 기똥차다면 그것만으로 평상의 존재가치는 충분한데. 드라마로서의 만듦새를 떠나 란 드라마를 내내 지지했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 드라마가 보여주는 네모진 하늘이 비록 가짜 동화라 하더라도 그 덕에 미소 지었다면 달리 바랄 게 뭐 있겠는가!
글 정진아
KBS2 목 밤 11시 5분
작품 홍보와 토크쇼는 공생 관계다. 토크쇼 형식이 발전한 지금은 과거와 같은 노골적 홍보 논란이 잦아든 상태지만, 작품 홍보가 필요한 연예인과 이야깃거리가 필요한 토크쇼 제작자들은 종종 상호협력을 꾀한다. 18일 밤의 목욕탕 탈의실은 KBS 를 위한 홍보의 자리였다. 배우들에게는 드라마 내용도 적절히 소개하면서 토크쇼의 재미에도 기여할 임무가 있었으나, 그나마 SBS ‘골드미스가 간다’ 출연으로 예능감이 상승한 양정아를 제외하면 엄정화, 지진희, 김소은 세 명은 선뜻 긴장을 풀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때문에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의 토크보다 아이스 브레이킹 장치들이 두드러졌다. 엄정화 코스프레를 감행한 신봉선-박명수의 댄스 퍼레이드, 예능 초보 김소은의 느릿한 토크를 경쾌하게 받아친 유재석-박미선의 추임새, 유독 자주 삽입된 웃음소리와 클로즈업, 결정적으로 찜질복 차림에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히트곡 댄스를 시연한 엄정화의 뇌쇄적이기보다 청순한 무대까지. 그리하여 과묵한 가운데 한마디씩 터뜨려 주는 지진희의 충청도식 토크가 살아나기까지는 30분 남짓한 시간이 흘렀고, 게스트들이 자신의 커리어 경험담을 통해 가장 신나고 흥미진진한 토크를 들려주는 순간은 그로부터 10분 이상 지난 뒤에 찾아왔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은 기승전결이 있고 분위기를 달구는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초지일관 같은 장소에서 상당 부분을 MC들의 진행능력에 기댄 채 진행하는 토크쇼는 아무래도 게스트의 토크가 그날 방송의 재미를 좌우하게 마련이다. 팀을 끊임없는 리액션과 몸개그로 응원해 준 MC들의 열의는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더 안정적인 웃음을 확보할 포맷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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