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 저녁 10시 35분
요 몇 년간 브라운관 속의 가장 핫한 배우였던 김명민. “캐릭터의 이름은 모른 채 김명민이라고 한다면 그건 제가 가고자 하는 배우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에서 말한 그의 바람대로 대중들은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 같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그의 몇 년을 열렬히 기억하고 있다. 는 그가 어째서 최강의 캐릭터들을 연기해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디테일 하나조차 철저히 연구하고, 그게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을 거듭하는 배우. 에 출연했던 한상진은 그의 그런 모습을 숙연하다 말하고, 의 이재규 감독은 그의 그런 연기를 접신이라고 표현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바로 이순신이고, 장준혁이고, 강마에이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를 한다는 그의 말이 배우의 오만함이 아니라 강한 책임감의 발로로 보여질 수 있는 것일 터다.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살을 빼고 있다. ‘김명민’을 지워내고 작품 속의 인물이 되려고 하는 그의 노력은 사실 좀 무서울 정도다. 리얼리티에 대한 강박이나 작품에 대한 몰입도 역시 독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런 그였기에 대중들은 다른 이들이 연기하는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게 된 것이리라. 이 다큐멘터리가 온전히 ‘배우’ 김명민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충분히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건 그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 열정 때문일 것이고, 그런 배우를 우리가 가졌단 사실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정진아

MBC 일 낮 12시 10분
한때 짜파게티를 끓여먹으며 을 시청하는 것만큼 일요일 오후에 잘 어울리는 일상 풍경도 없었다. 방송이 끝난 뒤면 그날 소개된 작품을 찾는 이들로 비디오 가게가 북적이곤 했다. 가게에서 매번 집어오던 비디오 가이드 책자와 이 프로그램은 가장 값싸고 재미난 영화 소식 창구였다. 아마도 동네 비디오 가게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던 무렵이었을 거다. 이 프로그램을 더 이상 빠짐없이 챙겨보지 않게 된 것도. 이제는 영화 정보를 얻는 일도, 감상도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도 여전한 은, KBS 과 함께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로 일요일 낮 시간을 지켜오고 있다. 그간 ‘왜?’, ‘저주받은 걸작’, ‘결정적 장면’과 같은 명코너들이 차례대로 사라지고 갈수록 흥미 위주의 정보 비중이 늘어났지만, 시의적절한 테마로 재치 있게 구성된 ‘영화 대 영화’나 발견의 기쁨을 주는 ‘김생민의 기막힌 이야기’같은 장수 코너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시청자들도 친근하게 맞아준다. 어제는 봉준호 감독이 신작 를 직접 소개하며 팬들의 조바심에 불을 당겼고, 액션계의 새로운 귀염둥이 제이슨 스타뎀이 근육 자랑을 했다. 주변에서 최신 영화 얘기가 나오면 아는 척 몇 마디 거들 수 있을 정도의 정보제공 역시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단 스포일러로 비난받을 수 있으니 들은 정보는 스스로 알아서 편집해 전해야한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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