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이선균. / 제공=에스피스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의 이선균이 서서히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이선균은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에서 이선웅 검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거대 악에 정의를 가지고 맞서 싸우는 슈퍼히어로 검사는 아니고, 그렇다고 권력의 시녀가 된 비리 검사도 아니다. “이선웅은 큰 매력이 없다는 게 매력”이라며 “그래서 더욱 공감 가는 인물”이라는 이선균의 소개처럼 이선웅은 극중 가장 평험한 인물로 나온다.하지만 평범한 남자 주인공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방송 시작과 동시에 “역시 이선균”이라며 “이번에도 최고의 캐릭터로 변신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검사로서의 특기가 ‘구걸 수사’인 선웅. 출두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는 참고인에게 사투리까지 써가며 “어무이~ 한 번만 나와주이소”라고 사정하는 모양새가 다소 없어 보여, 후배 검사 김정우(전성우 분)에게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요?”라는 핀잔까지 듣는다. 멋지지 않다고 해서 일을 대충 하는 것은 아니다. 느슨하고 여유롭게 수사를 하는 듯 보이지만, ‘굿 값 사기 사건’의 전말이 모두 무속인의 자작극이라는 것을 순식간에 알아채는 예리함을 지녔고, ‘할머니 사기꾼 사건’에서는 세탁세제 자작극을 한 번에 간파하는 의외의 활약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맡은 사건의 관계자들을 단순한 사실관계 그 이상의 것까지 마음 쓰는 모습은 특출나지는 않지만 사람 냄새나는 직장인 검사 선웅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다. ‘임금체불’ 피해자가 ‘살인미수’의 피의자로 변모해 안타까운 충격을 선사한 지난 24일 방송에서 축 늘어진 어깨로 퇴근하는 선웅의 힘 빠진 모습에 시청자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형사2부의 새 식구로 등장한 스타 검사 차명주(정려원 분)와의 ‘쿨’하지 못한 관계는 생활밀착형 검사의 밉지 않은 찌질함을 보여줘 등장할 때마다 폭소를 선사한다. 같은 대학의 동문으로 학번으로는 후배지만, 연수원 기수로는 하나 빠른 선배라는 존재만으로도 선웅을 불편하게 만드는 명주. 과거 부끄러운 기억을 품고 있는 선웅을 못 알아보는 척 의뭉스럽게 굴더니, 선웅에서 명주에게 이관된 사건의 요약지를 요구하면서 학번과 기수로 부딪쳐 선웅은 모두의 앞에서 “차검사 나 싫죠? 근데 뭐 나도 상관없어요. 나도 차검사 싫어하니까”라는 흑역사를 만들었다.

결국 명주와의 전쟁을 선포하는데 그 방법이 짬짜면을 앞에 두고 명주가 짜장을 먼저 먹으면 자신은 곧 죽어도 짬뽕 먼저 먹고 마는 등 하찮지만 밉지 않은 모습이 모두의 웃음을 자아낸다. 시청자들도 “이선웅은 찌질한데 계속 빠져든다”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등 호응을 보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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