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영화 ‘두번할까요’에서 자유로운 싱글을 꿈꾸는 현우를 연기한 배우 권상우. /사진제공=수컴퍼니

배우 권상우가 영화 ‘적과의 허니문’ 이후 4년 만에 로맨스 코미디 영화에 도전한다. 배우 이정현과 함께 이혼한 부부로 분해 현실 공감을 자아낸다. 이혼 후 혼자 살게 된 현우(권상우 분) 앞에 전처 선영(이정현 분)이 친구 상철(이종혁 분)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두번할까요’에서다. 자유로운 싱글을 꿈꾸는 현우를 연기한 권상우는 “캐릭터의 직업이 평범한 회사원이다. 현실적으로 근육질 몸매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평소 하던 운동을 줄이면서 인물 표현에 노력했다”면서 “코미디 장르에 맞게 찌질하면서도 유쾌하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마치 일상인 것처럼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는 극에 몰입감을 더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유쾌함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권상우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권상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재밌게 읽었다. 이혼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다. 사실 내 또래에 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별로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의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반가웠다.10. 부부로 함께 열연한 이정현과의 호흡은?
권상우: 신선했다. 이정현 씨는 내가 데뷔하기 전부터 배우로 활동했던 사람이고, 가수도 하는 등 잠재적인 끼가 많은 사람이다. 이번 작품은 이정현 씨가 처음 연기한 로맨스 코미디 장르다. 첫 촬영이 설렁탕 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이정현 씨가 긴장했는지 몸을 엄청 떨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배우지만, 긴장하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친근했다.

10. ‘두번할까요’라는 제목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이 뜨거웠다. 주위 반응은 어땠나?
권상우: 원래 제목은 ‘놈놈년’이었다. 요즘 시대에 큰일 날 제목이다. 처음부터 ‘두번할까요’라는 제목이 그닥 내키진 않았다. 오히려 첫 번째 제목이 임팩트가 세서 더 좋았다. ‘두번할까요’라는 제목 자체가 중의적인 표현이라 주위에서 도대체 뭐를 두 번 하느냐고 물었다.

10. 영화 ‘탐정’ 시리즈 이후 배우 성동일과 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권상우: 함께 촬영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성동일 선배와 촬영하는 장면 장면마다 애드리브로 이어진 게 많았다. 현장에서 어떤 행동이나 말 한마디를 했을 때 성동일 선배가 잘 받아줘서 유쾌하게 촬영했다. ‘두번할까요’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성동일 선배께 “선배님 덕분에 장면들이 재밌게 나왔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근데 답장이 없었다. 성동일 선배가 없었으면 그냥 흘러갔을 장면들이 재밌게 나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10. ‘탐정’ 시리즈를 통해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는데.
권상우: 나에게 ‘탐정’은 관객들께 다가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사실 ‘탐정’이 엄청나게 흥행한 작품은 아닌데도 관객들이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 이번 작품에도 ‘탐정’ 때처럼 관객들이 애정과 관심을 줬으면 좋겠다.

권상우는 배우 성동일과 영화 ‘탐정’ 시리즈를 찍은 후부터 열정이 많아졌다고 했다. /사진제공=수컴퍼니

10. 오랜만에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에 도전했는데?
권상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중 하나다. 요새 다양성이 결여돼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재밌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10. 배우 이종혁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15년 만에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권상우: (이)종혁이 형과 함께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을 때만 해도 둘 다 적은 나이가 아니었다. 그때 (이)종혁이 형은 유부남이었고, 상업 영화도 처음이었다. 당시 촬영할 때마다 출연진끼리 숙소에 모여 밥도 먹고, TV도 보던 추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 이후로 형을 못보다가 2014년 홍콩 MAMA에서 봤는데, 어제 만난 사람처럼 편하게 대화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똑같이 (이)종혁이 형은 너무나 편한 사람이었다. 이전에 경험했던 추억들이 중요한 것 같다. 언제봐도 어제 본 것처럼 응원하게 된다.

10. 이번 작품에서 ‘말죽거리 잔혹사’의 옥상 장면을 패러디했다고 하던데.
권상우: 이번 작품이 로맨스 코미디 장르인 만큼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쉽진 않은 영화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패러디 장면 덕분에 이번 작품이 많이 알려졌다. 관객들이 ‘말죽거리 잔혹사’를 오랫동안 기억해줘서 감사하지만, 최근 작품으로 이야기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 활동을 쉬지 않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 새로운 작품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10.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적으로 둔 부분은?
권상우: 코믹한 연기를 할 때마다 관객들이 오버한다고 느낄 수 있다. 왠만하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애드리브가 나올 때, 연기를 하더라도 과하지 않게 하려고 감독님께 확인을 받는 편이다. 아무리 코미디라고 해도 마냥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는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10. 최근 온라인에서 드라마 ‘슬픈연가’의 장면 중 하나인 일명 ‘소라게 장면’이 화제다.
권상우: 어떻게든 기억을 해주는 것이 감사하다.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 내가 찍은 작품을 언제든지 내 아이들이나 팬들이 꺼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것도, 시작한 것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매력이 있어서였다. 어떤 모습이든 간에 팬들이 유쾌하게 기억해주는 게 나한테 좋은 것이다.

권상우는 힘 닿는 데까지 액션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수컴퍼니

10.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있나?
권상우: 요즘 들어 관심이 많이 가는 건 영화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서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려고 찾는 중이다.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고, 내가 어느 정도 작품으로 신뢰받는 배우가 되면 영화 제작도 할 생각이다. 개발해놓은 시나리오도 2편이나 있다. 하지만 제작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고 싶어서 일단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신뢰가 가는 배우가 되면 그때 할 계획이다.10. 액션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들었다.
권상우: 결혼 후 액션 장르에서 멀어졌다. 이번 작품을 찍던 중에 영화 ‘신의 한 수:귀수편’의 출연을 제안받았다. 오랜만에 액션 영화가 나한테 와서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컸다.

10.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께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권상우: 로맨스 코미디에서 유쾌함을 주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이번 작품에서 내 자신을 많이 내려놓고 촬영했다. 멀쩡한 모습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찌질하게 비춰지는게 현실적으로 많이 와 닿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짬뽕 국물도 뒤집어쓰고, 콧물 눈물 다 빼면서 울기도 했다. 대중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는 모르겠다.

10. 앞으로의 목표는?
권상우: 이번 작품 이후 내달 7일 ‘신의 한 수:귀수편’이 개봉하고, 내년 1월 영화 ‘히트맨’이 개봉한다. 일 년에 세 편의 영화를 열심히 찍었다. 내년에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관객들을 스크린에서 꾸준히 만나고 싶다.

10.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권상우: 일단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에서 로맨스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후반에 가볍지만 가볍게 볼 수 없는 포인트가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들, 결혼한 부부들, 헤어진 사람들 등 각자 자기의 입장에서 결혼과 남녀 관계에 대해 유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