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Mnet ‘2019 MAMA‘ 로고. / 제공=Mnet

‘한국에서 열면 안되나요?’

Mnet이 올해 음악 시상식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MAMA)’를 오는 12월 4일 일본 나고야 돔에서 열기로 한 데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최근 한일 양국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일본 여행 자제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일본에서 시상식을 열어야 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Mnet 측은 시상식을 일본에서 여는 데 대해 24일 “한일 관계 악화로 ‘MAMA’의 개최지 선정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 이슈와 별개로 민간 문화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J ENM의 신형관 음악콘텐츠본부장은 “‘MAMA’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음악 시상식으로 자리잡았다”며 “K팝과 아시아 음악이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AMA’는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출발해 2009년 ‘MAMA’라고 이름을 바꿔 글로벌 음악 시상식으로 모양을 갖췄다. 이후 국내 음악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해왔다.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리고, 주목받는 ‘아시아 음악 시상식’으로도 인정받았다. 2009년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시작해 이후 마카오(2010), 싱가포르(2011)를 거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홍콩에서 열렸다. 2017년부터는 당초 하루만 열던 시상식을 3일로 늘렸고, 지난해에는 한국과 일본, 홍콩에서 연이어 시상식이 펼쳐졌다.

올해 ‘MAMA’는 ‘최초 돔 공연장 개최’인 점을 강조하며 일본 나고야 돔을 택했다. Mnet은 민간 문화 교류와 정치 이슈와는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는 판단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지만,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 가수들이 이번 시상식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또한 K팝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만큼 국내에서 여는 것도 의미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반면 Mnet은 “나고야 돔 개최를 통해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이라는 ‘MAMA’의 위상을 각인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며 마냥 즐거워야 할 축제를 앞두고 주최 측과 대중들의 온도차가 심하다.

국내에서 시작해 아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가며 ‘아시아 최고’라는 위치에 오른 ‘MAMA’. 아시아 가수들과 음악 팬들을 아우르는 축제로 거듭났지만, 출발점이 한국인 만큼 본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Mnet 측의 말대로 아시아의 대표 시상식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려면 ‘산토끼’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집토끼’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국내 음악팬들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고 내린 결정인지 의문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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