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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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기발한 대사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은 서른의 여성 친구들의 연애와 일, 사랑 등을 다룬다. 제작진은 “극중 인물들은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지만, 복장 터지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 하지만 대응이 어딘가 다르다”며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순간을 꼽았다.◆ 안재홍 “부장님은 힘이 없어서 부장님하고 계신 건가요?”

드라마 편성을 받기 위한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선 진주(천우희 분)와 범수(안재홍 분). 그러나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진주는 방송국 임원들의 “작가님 힘세요?” “작가들은 기가 세”라며 논점에서 벗어난 질문에도 야무진 답변을 내놨다.

반면 범수는 참지 않았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대체 왜 이 자리에서 여자 힘 센 이야기, 작가 기 센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부장님은 힘이 없어서 부장님하고 계신 건가요? 왜 이 신성한 편성 회의 자리에서 시대착오적인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난무하는 거죠?”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결과적으로 PT는 망쳤고, 편성은 더더욱 어려워졌지만 시청자들은 엄지 손가락을 올렸다.◆ 천우희 “애교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PPL 제품을 노출해야하는 한주(한지은 분)는 진땀을 뺐다. 감독, 배우, 매니저 그 누구도 계약서에 있고 사전에 동의도 했지만 PPL을 책임져주지 않았다. 곤란해 하는 한주에게 감독은 “오빠~ 하면서 애교 좀 부려주면 안 해주겠어?”라는 시대착오적이지만 현실에서 들어봤을 법한 조언을 건넸다. 한주의 불쾌한 고민을 들은 진주는 애교, 즉 ‘사랑스럽게, 귀엽게, 매력 있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태도’란 뜻을 가진 단어는 영어, 프랑스어, 페르시아어 등 어떤 언어에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애교’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현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 한지은 “오빠X1000~”

고민하는 한주는 “그냥 해줘”라는 은정(전여빈 분)의 농담어린 한마디에 “그렇게 하겠다”고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전쟁 같은 드라마 판에서 8년을 버텨온 한주의 경험치는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그만의 기발한 아이디어, 촬영장에서 그야말로 ‘오빠’ 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배우, 감독, 매니저에게도 모두가 학을 뗄 만큼 말끝마다 “오빠”라며 콧소리를 내고, 참기 힘든 애교스러운 동작까지 덧붙여 감독의 헛소리에 정공법으로 맞섰다. 모두 그를 무서워 피했고, 급기야 고집불통 배우로부터 PPL 노출을 얻어냈다. 짠하고 씁쓸한 현실을 통쾌하게 극복한 순간이어서 호응을 얻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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